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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없는 새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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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4회 작성일 23-01-15 07:10

본문

상처 없는 새 어디 있으랴



상처를 입은 독수리들이 벼랑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날기 시험에서 낙방한 독수리, 짝으로부터 버림받은 독수리,
동료들로부터 멸시 받은 독수리, 윗 독수리 로 부터 천시 받은 독수리,
자신마저 ‘머저리’, ‘얼간이’라고 부르게 된 독수리들이.

그들은 이 세상에서 자기들만큼 상처가 깊은 독수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사느니 깔끔하게 단방에 구차한 이 삶을 끝내는 게
시원할 거라고 의견을 일치시킨 독수리들이었다.

절망적인 이야기 끝에 죽기를 결심하였을 때, 망루에서
파수를 보고 있던 영웅독수리가 이들 앞으로 내려왔다.

“왜 죽으려고 하느냐”

“이렇게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사느니
차라리 죽는 쪽을 택하겠어요.”

영웅 독수리가 말했다.

“나는 어떨 것 같은가?
너희들이, 상처 하나 없는 강인하고
빛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내 몸을 보아라”

영웅 독수리는 날개를 쫙 펼쳐
가슴 곳곳의 상흔을 드러내보였다.

“이건 날기 시험 때 솔가지에 찢겨 생긴 것이고,
이건 윗 독수리에게 할퀸 상처이다.
그러나 이것은 겉에 드러난 상처에 불과하다.
마음의 생채기는 헤아릴 수도 없다.”

영웅 독수리가 계속 말했다.

“상처 때문에 고통을 겪지 않은 새들이란
이 세상에 나자마자 죽은 새들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상처 입지 않는 새가 어디 있으랴” 



- 정채봉님의 《상처 없는 새가 어디 있으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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