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숙 시인을 5월의 초대시인으로 모십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본문
[이달의 초대시인]
멀어도 끝내 걷는 사람, 손현숙의 시
푸릇푸릇한 5월을 여는 초대시인은 삶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부터 허공의 밝은 결까지, 몸으로 생의 흔적을 새겨온 손현숙 시인입니다. 그의 시는 안온한 위로에 머물지 않습니다. 때로는 정오의 빛처럼 날카롭게 스며들고, 때로는 스스로 속을 비워내며 알 수 없는 길을 만들어냅니다.
손현숙 시인의 언어는 ‘야생’과 ‘다정함’ 사이를 오갑니다. 우리를 벗어난 공작새를 ‘탈출’이 아닌 ‘본능’으로 읽어내고, 만개한 목련 앞에서 망설임 없이 생의 충동을 끌어올립니다. 그러나 그 끝에는 언제나 존재에 대한 깊은 연민이 놓여 있습니다. 해진 양산을 펼치며 ‘시든 백목련 그늘 같은 엄마의 그늘’을 바라보는 순간, 그의 서정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서울에서 태어난 손현숙 시인은 199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래, 시집 『너를 훔친다』, 『손』, 『일부의 사생활』, 『멀어도 걷는 사람』 등을 통해 독창적인 시세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또한 사진 산문집 『시인박물관』, 『나는 사랑입니다』, 『댕댕아, 꽃길만 걷자』, 『바다, 저 건너에서 누가 온다』 등을 통해 문학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천후 예술가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연구서 『발화의 힘』, 『마음 치유와 시』를 펴냈으며, 고려대, 대전대, 한서대학교 등에서의 강의활동과 함께 남산도서관과 한국장학재단에서 청소년·청년 대상 문학 멘토링을 이어가고 있는 등 후학 양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김구용 시문학상과 평사리문학상 수상은 그가 걸어온 치열한 문학적 행보에 대한 값진 증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병화문학관 상주작가로 5년간 활동하며 조병화 시인의 문학세계를 조명하는 세미나를 진행해 왔으며, 현재 조병화문학관에서 준)학예사로 있는 등 문학의 대중화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습니다. 강의와 문학 멘토링을 통해 후학을 만나온 시간 또한 그의 시를 지탱하는 또 다른 힘입니다.
이번에 소개되는 대표시들 속에서 우리는 ‘멀어도 걷는 사람’의 뒷모습을 봅니다. 이름 모를 식물처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람을 따라나서는 시인의 발걸음은, 곧 우리 모두가 가야 할 생의 궤적과 닮아 있습니다. 때죽나무 꽃송이가 제 목을 치는 서늘한 낙화의 순간에도, 시인은 그 원경(遠景)을 응시하며 삶의 비의를 기록합니다.
손현숙의 시는 묻습니다. 당신의 그늘은 얼마나 깊은지, 그리고 당신의 야생은 지금 어디를 향해 걷고 있는지.
시마을 가족 여러분, 5월의 빛 속에서 손현숙 시인의 시를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그가 펼쳐 보이는 그늘과 빛 사이에서, 우리는 각자의 자리로 다시 걸어갈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초대글 / 양현근 시마을 대표)
[5월의 초대시인] 멀어도 걷는 사람, 손현숙 시인 > 이달의 시인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