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시인을 이달의 두번 째 초대시인으로 모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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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초대시인 ❷]
비린 삶에서 길어 올린 깊은 울림— 김진수 시인
4월의 두번 째 초대시인은 시마을에서 오랫동안 깊은 울림을 전해 온 김진수 시인입니다. 그의 시는 주문진항의 비릿한 바다 내음 속에서 모성의 온기를 길어 올리고, 무심한 사물에 깃든 생명의 떨림을 포착해냅니다. 일상의 고단함을 단단한 서정으로 감싸 안아, 결국 하나의 큰 생의 이야기로 확장합니다.
시인의 시선은 삶의 현장에서 출발해 사찰의 문살과 범종, 더 나아가 피안의 세계까지 닿습니다. 홍게의 붉은 몸에서 어머니의 생을 읽어내고, 꽃살의 적막에서 새 생명의 기운을 길어 올리는 시선은 고요하면서도 또렷합니다.
강원도 주문진 출생으로 시마을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왔으며, 2014년 시마을 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2016년 《시와세계》로 등단한 그는 시집 『설핏』, 『꿈 아닌 꿈』, 『응축된 슬픔이 달다』, 『닿은 연만으로도 한 생이 환하겠다』와 동시집 『달을 세 개나 먹었다』 등을 통해 폭넓은 시 세계를 펼쳐왔습니다. 2023년 백교문학상 수상은 이러한 성취를 보여줍니다.
김진수 시의 중심에는 존재에 대한 깊은 연민이 있습니다. 「홍게는 살아서도 붉고 죽어서도 붉다」에서 삶의 고단함은 자식을 위한 사랑으로 전환되고, 고통은 끝내 한결같은 ‘붉음’으로 남습니다. 「범종」과 「꽃살의 숨결」에서는 사물 속에 시간과 생명의 흔적을 불어넣으며, 세계를 바라보는 사유의 깊이를 더합니다.
또한 「매듭」에서는 단절 대신 풀림과 이해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관계의 본질을 부드럽게 드러냅니다. 최근작 「어머니의 강」에서는 긴 생을 건너온 존재의 평온을 담담히 그려내며, 삶과 죽음을 하나의 흐름으로 받아들입니다.
김진수 시인의 언어는 화려한 수사보다는 깊이 스며드는 쪽을 택합니다. 비린 갯내처럼, 은은한 종소리처럼, 조용히 우리 안에 머물며 묻습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위해 기꺼이 뜨거워질 수 있는가를.
이번 초대시를 통해 우리는 삶의 매듭을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김진수 시인은 그 매듭을 가장 따뜻한 손길로 어루만지는 시인입니다.
시마을 가족 여러분, 4월의 빛 속에서 김진수 시인의 시와 함께 삶의 온기가 더욱 깊어지길 바랍니다.
(초대글 / 양현근 시마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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