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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위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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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62회 작성일 16-05-19 02:08

본문

 

스스로 위로하다 / 안희선


오후 두시의 나른한 햇빛이 하품하는,
책상 위를 어른거린다

이 햇빛말고...  그 언젠가,
나의 주변에 하늘의 시선(視線)이 활짝 열린 공간에서
은혜처럼 쏟아지는 햇빛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는 순간임을 알면서도
나는 그 안에서 기쁘게 죽을 수 있도록 그 햇빛에
나의 얼굴을 밀봉(密封)하곤 했었다
- 그것이 사라진 나의 시야(視野)를 재생하려 어거지 쓰는,
바보 같은 일임을 알면서도

내 안에서 소용돌이 치는, 온갖 희망들은
차라리 착한 폭군이다

주절거리는 말소리의 현미경(顯微鏡) 같은 낯짝과
한 번도 세상과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았던,
말 없는 음절(音節)

나는 바로, 그런 인간이었던 것을

사람들이 말하길
신(神)은 이미 오래 전에 없어졌다지만,
허튼 갈망은 오늘도 시간의 꼬리를 거꾸로 잡고
미래의 침묵 속으로 행진하는 기도(祈禱)

아, 지금은 사람들마다 각자가 신(神)이 된 것이다

나 또한 아직도 더 빨리,
짤랑대는 인생의 회초리를 우아하게
휘두르는... 기괴한 운명의 집행인(執行人)

하지만, 이 모든 걸 꿋꿋이 견디어 내기를 !

조금만 더 머리를 숙인다면,
이 모든 불행도
영원한 허무를 채워주는 유일자(唯一者)가 되겠기에




I  (with c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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