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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속 물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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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0회 작성일 22-11-08 05:44

본문

물방울 속 물방울


(道可道非常道名可名非常名)
도덕경에 이른 노자의 말이나 당신 목소리나
맹신의 손가락을 도구로 삼기는 마찬가지다
솔개가 아닌 이상 창공만 휘젓다가 사라질 수 없는
비명도 침묵도 인간도 운명이다 우주라는 커다란 물방울
그 큼지막한 물방울 속 내 연애하던 풀잎 물방울
추억 속 그 물방울 안에는 수많은 눈물이 들어 있다
갈가리 무너뜨리거나 끊어버릴 수 없는 먼지들
어딘가에 매달려 있어야만 살 수 있는 맑디맑은 존재들이란
수많은 물방울이자 유일한 물방울이다
잎-잎 발성됨과 동시 놓쳐버리는 곡두의 배신
한 꺼풀 영혼의 벽에 기댄 당신 한사코 포옹하려는
마지막 언어는 무엇,


                                                                    - 오정자



 
 


춘천 출생

백석대학교 신학과 졸업
월간 <신춘문예> "수필부문" 및 "시부문" 신인상 受賞
월간 신춘문예 동인 , 신춘문예작가협회 회원,
월간 <문학바탕> 회원
시마을 "커피예찬" 과 " 아름다운 포옹" 수필 우수작 선정
시집으로, <그가 잠든 몸을 깨웠네> 2010년 레터북刊
시마을 작품選集 <자반고등어 굽는 저녁> 等


<감상 & 생각>

시의 모두冒頭에...

道可道도가도 非常道비상도 名可名명가명 非常名비상명을 말하고 있어,
적잖이 예사로운 느낌은 아닌데.

(도를 도라 할 수 있다면, 그것은 항상 그러한 도가 아니다
이름을 이름이라 할 수 있다면, 그것은 항상 그러한 이름이 아니다)

시를 일독一讀하니...

무엇보다, 이 詩의 백미白眉는
‘ 물방울 속의 세상 ’과 ‘ 물방울 밖의 세상 ’의 소통疏通에 있다 할까.

마치, 풀잎 끝에 맺힌 물방울 속 모습에서
나와 우주라는 물방울의 존재를 인식認識하는 것처럼.

이런 설정은 불가佛家의 화엄 華嚴사상과도 그대로 맞닿아 있다고 보여지는데.
(비록, 기독교 신학을 전공한 시인이 詩的 설정에서
염두念頭하지 않았다고 유추類推하더라도 --- 물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화엄경華嚴經의 뜻을 압축해 풀어낸 의상대사의 법성게法性偈는
이 시를 적절히 설명해주는, 단초端初인 것도 같구.

‘ 一中一切多中一 一則一切多則一 / 一微塵中含十方 一切塵中亦如是
 일중일체다중일 일즉일체다즉일 / 일미진중함시방  일체진중역여시

하나 안에 일체가 있고 일체 안에 하나 있어, 하나가 곧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니라 /
한 티끌 그 가운데 온 宇宙를 머금었고, 낱낱의 티끌마다 온 우주가 다 들었네 ’

결국, 일체一切가 지니는 실상實相에는
본질적本質的으로 시간 및 공간의 한정적인 개념이 성립되지 못한다는 거.

시인이 詩에서 한사코 포옹하려는,
마지막 언어言語도 또한 그러하지 않을까...

(아, 이는 물론 지극히 사소한 한 독자의 개인적 소견으로
보자면 그렇단 말이지만서도)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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