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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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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9회 작성일 21-06-2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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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법(詩法) / 아치볼드 매클리시


    시는 감촉이 있고 묵묵(默默)해야 한다 둥근 과일처럼 엄지 손가락에 닿는 오래된 메달처럼 말 없고 이끼 낀 창(窓) 턱의 소맷자락에 닳은 돌처럼 고요하고 새가 날듯이 시는 무언(無言)해야 한다 시는 달이 떠오르듯 시시각각 움직임이 보이지않아야 한다 어둠에 얽힌 나무를 한 가지 한 가지씩 달이 놓아 주듯 겨울철 나뭇잎에 가리운 달처럼 하나씩 추억을 간직하면서 마음에서 떠나가야 한다 시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사실이 아니라 슬픔의 긴 역사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텅 빈 문간과 단풍잎 하나를 사랑을 위해서는 비스듬히 기댄 풀잎들과 바다 위 두개의 별빛을 시는 의미(意味)할 것이아니라 (그 자체로) 존재해야 한다




    Archibald MacLeish

    (1892 ~ 1982)

    미국 일리노이 州 출생. <상아탑,1917>을 비롯한 다수의 시집 이외에도 시극(詩劇) 등의 저작이 있다 하바드 大 교수를 역임했고 두 차례에 걸쳐 퓰리쳐 상을 수상했다


    ----------------------------------


    <생각 & 감상>

    우선, 시제가 담지하는 느낌이 각별하다

    <시쓰기>에도 그 무슨 법이 있을까..


    아무튼,

    요즘의 이른바 첨단을 달리는 詩들을 대하면 그 어떤 詩들은 마치 스마트 . 전자제품의 복잡한 사용설명서를 읽는단 느낌마저 들곤 한다 <詩읽기>에 따른, 독자의 무한책임만 일방적으로 강조되는.. (詩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전적으로 독자의 무지와 돌 같은 머리, 그리고 예민하지 못한 가슴에 따른다는 유의사항과 함께 - 요즘의 신춘문예 심사평調가 그러하듯이)

    하지만 詩란 건 논리적이고 현학적(衒學的)이고 추상적인 게 아니라, 살아있는 구체적 감응(感應)으로 전해지는 그 어떤 것이어야 한다고 <아치볼드>는 말하고 있다 즉, 시인은 자신의 詩를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는 독자로 하여금 생생하게 詩를 보고 만지고 냄새 맡을 수 있게 하여야 한다는 뜻일 거다 詩가 마치, 정신공학(精神工學)을 말하는 복잡한 논문 같아서야 독자에게 그 무슨 살아있는 감동으로 전해질 수 있을까.. 詩에서 말해지듯이, 사랑을 복잡하게 기술(記述)하기보다는 서로 기대어 한 방향으로 기우는 풀잎들, 깜깜한 바다 위에서 함께 반짝이는 두 개의 별빛을 고즈넉히 보여주는 것 그리고, 슬픔을 길게 설명하기보다는 독자가 슬픔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도록 텅 빈 문간과 단풍잎 하나를 넌지시 보여주는 것 시인이 자신의 생각을 세부적 . 기술적(技術的)으로 설명하기보다는, 혹은 설득을 위한 강요보다는 둥그런 과일, 오래된 메달, 떠오르는 달, 비상하는 새와 같은 오감(悟感) 으로 전해지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게 詩의 本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 보며... - 선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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