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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86회 작성일 19-12-30 10:06

본문

뉘우치다 / 安熙線


 눈 깜박할 사이마다
 언제나 내 생명줄을 끊어버리는 세상은
 기특하기만 하다
 그래서 매번 문(門)간에서
 문(問)간으로 걸어가
 귀 기울이는 문(聞), 또한
 늘 색다른 호기심을 자아내는데
 오른쪽 귀를
 왼편 팔에 대어보면
 한번도 알아듣지 못했던
 소리와 마주치는데,
내가 살며 구차한 것들을 외치는 동안
 똑똑한 시인들은
 더 많은 것들을 외치고 있었구나
 그리고 마침내 하나 남은 눈으로
 나의 얼굴도 감아 본다
 지금 이 세상 어느 곳에서는
 까닭도 없이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렇게 살다가
 이렇다 할 이유도 없이
 무의미하게 죽어가는 사람들도
 넘치고 넘치는데,
 내가 목청 높혀
 연륜(年輪)의 비참함을 부르짖더라도
 이 세상에 들어줄 이 아무도 없음은
 그 또한 얼마나 은혜스러운가
 세상의 무질서한 사랑도
 이쯤되면 감사한 것이니
 나는 차라리 나를 회개하리라

 이따금 물고기가 헤엄치면서,
 문득 생각난듯 제 흰 배를 물결에
 드러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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