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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窟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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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27회 작성일 17-10-18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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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石窟庵) / 이원섭

여기는 몇 時쯤인가? 굴문을 들어서니 마가다 나라 ! 모진 더위 식혀서 니련선하(尼連禪河) 흐르고, 강변의 언덕 보리수(菩提樹) 있어 님은 삼매(三昧)에 들어 아니 깨셨거늘, 무릎 앞엔 항하사(恒河沙)의 시방세계(十方世界)와 삼세(三世)가 노끈에 꿰어진 채로 엽전(葉錢) 꾸러미 모양 놓여 있나니, 대체 여기는 몇 時쯤인가?

李元燮 시인 (1924 ~ 2007)

△강원도 철원 출생 △혜화전문학교 졸업 △《예술조선》에 詩「기산도」, 「죽림도」를 발표하며 문단활동 시작(1948) △시집『향미사(響尾蛇)』,『담배파이프』,『이 밤의 밀어』 △수필집『자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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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생각> 석굴암에 갔던 게 대학 1학년 때인데, 그때는 현실(玄室) 안까지도 들어갈 수 있어서 본존불(本尊佛)에 감히 속진(俗塵)에 물든 손을 대보기도 하였다 (지금은 입구가 전면 유리로 차단 . 폐쇄되어 출입이 통제) 석굴암은 1913年 일제(日帝)에 의해 그 원형이 심하게 손상 . 왜곡되었다 - 아무튼, 왜(倭)는 뭐 하나 우리 나라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 고요한 정적 속에 머문 신라의 千年 향기는 본존불의 자태에 그대로 머물고 있단 느낌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위의 詩는 불교적 직관(直觀)의 세계를 연상하게 하는데, 時 . 空을 초월한 세계에서 바라보는 (부처)님 앞에 놓여진 항하사(恒河沙)의 시방세계(十方世界)와 삼세(三世)는 단순한 환시(幻視)가 아닌 이른바 눈 앞에 실제로 드러난, 깊은 묘법(妙法)의 현전(現前)을 말함이리라 이건 선(禪)의 세계에서 증득한 일종의 깨달음 같은 거겠지만, 시인 역시 우리와 같은 통각(統覺)과 의식을 갖춘 존재이기에 시 . 공을 초월한 그 세계를 <여기는 몇 時쯤인가?>로 표현한 듯 즉 환언(換言)하자면 선이나 직관의 세계를 인간의 부족한 언어로 완벽하게 옮길 수는 없지만 다만 그를 예술적으로 다듬어 한 편의 詩로 옮기고 있음에, 시인이 구사(驅使)하는 시적 형상력이 빛을 발하는 시 한 편이라고 할까 범속(凡俗)하지 않은 그 어떤 한 정신이 색계(色界)의 무지몽매함으로 헤매이는 우리 뭍 중생들에게 던지는, 정갈한 화두(話頭) 같기도 하고...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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