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닌 추억의 무게로
내가 써야 할 한 권의 책 같은 것이 있다면,
그 책의 제목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르베르디의 詩를 읽으며, 생각해 보는 밤
모진 하루에서 살아남은 이 막막한 시간이
비로소 온전히 나의 것으로 주어졌을 때,
그리고 결국 난 혼자라는 걸 알았을 때,
나는 왜 항상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를까
따뜻한 여광(餘光)이 소진한 날들이
세월의 끝자락에서 알 수 없는 미소를 머금은 채,
나를 바라 보는데...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착각 속에서
나로부터 멀리 사라지는 발자국 소리만
귓가에 긴 여운으로 남는다
- 안희선
[Memo]
밤 늦게
삐에르 르베르디
밤이 흐리우는 色
그들이 앉아있던 탁자
벽로 위 유리잔
램프는 텅 빈 가슴이다
그건 또 다른 해이다
또 하나 새로운 주름살
그대들은 이것을 이미 생각했었습니까?
窓은 파란 窓살을 부어 준다
門은 더욱 친근하다
하나의 分離
회한 그리고 罪
잘있거라, 나는 쓰러진다
날 받아주는 구부린 두 팔 안에
나는 눈가로 술 마시는 모든 사람을 본다
나는 감히 움직이지 못하고
그들은 앉아 있다
탁자는 둥글다
그리고 내 추억도 역시
나는 기억한다, 모든 세상을
떠나가 버린 사람들의 세상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