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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붙은 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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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H경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50회 작성일 17-09-27 18:49

본문

거꾸로 붙은 창문


화장실 창문이 거꾸로 붙어있다

유리의 글귀가 눈에 띄게 뒤집혀 있지만

별 상관없다는 듯 햇살을 내보내고 있다

그렇다, 뒤집혀 있든 똑바로 서있든

어둑한 소변기 아래까지

볕을 엷게 펴 발라내고

냄새가 차면 몸을 포개 바깥으로 내보낸다

그러면 된 것이다 아무도 이 창문을

창문이 아니라고 불만하지 않는다

창문을 잘못 끼운 사람도

잘못 끼운 창문을 찾아낸 사람도

물구나무선 창문도 뻔뻔할 수 있다

어쨌든 이 어두운 화장실에도

햇볕은 들고

냄새도 나지 않으니까

볕들지 않는 탁함이 문제일 뿐

방향은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가끔 거꾸로 가도 바르게 가는 듯한 기분

영 틀린 것 같지 않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09-27 21:33:11 시로 여는 세상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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