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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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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60회 작성일 23-04-14 08:45

본문

거울 앞에서 / 박남훈

해가 뜬다
풋풋한 해가 뜬다, 바다여,
날 숨겨다오
탈 벗은 부끄러운 얼굴
고개 처들 수 없구나
나를 속이고
네 눈을 속이고
탈 속에 숨겨온 내 속임수가
드러난 지금 부끄럽고 부끄러워도
숨을 곳이 없구나
투명(透明)하게 출렁이는 바다여
어릿광대(廣大) 탈 속에 숨겨둘
내 상판대기 빛 부셔
눈뜰 수가 없구나
발가벗은 내 알몸둥이 샅샅이
꿰뚫어 보는 네 앞에
부끄럽고 부끄러워도
어데 숨을 곳이 없구나
날 숨겨다오
부끄러운 날 
숨겨다오, 바다여



▶ 朴南薰 시인

[詩文學] [현대문학] 작품 발표로 등단
[詩와 의식 ; 現 문예한국] 편집장 역임
[脈 동인]
[서세루 詩文學]동인

-------------------------

<감상 & 생각>

시인은 그의 고향이 영덕 부근의 바닷가여서 그런지 몰라도,
그의 시편들 중에 '바다'라는 시어는 곳곳에 등장한다

바다는 시인에게 있어 영혼을 비추는 거울이자, 고해와 
참회의 성소聖所인 듯도 하다

위의 시는 詩의 효용성이나 목적따위를 말하기 앞서 
시인 자신이 불투명不透明의 세계에서 투명의 세계로, 
광대廣大의 탈 속에서 탈 밖으로, 어둠의 세계에서 밝음의 세계로 
구원을 향해 의식意識의 촉수를 뻗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늘 생각되는 거지만, 구원을 향한 주체主體는 결국 자기 자신이란 거

(나는 믿는 종교 같은 건 1도 없지만, 종교의 경우를 들어 말하더라도 
신앙의 행동주체인 자신自身이라는 존재가 없다면 그 무슨 구원이 있겠는가)

詩를 감상하니.. 
지금껏 남의 잘못이나 들추며, 손가락질이나 해대며, 
정작 나 자신의 마땅한 참회록懺悔錄은 하나 없이 
뻔뻔한 탈바가지 얼굴을 하고서, 그 무엇인 척하면서 
오늘도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는, 내가 부끄러워진다

                                                                                  - 희선,

CELLO AND GUITAR-2º NOCTURNO -BURGMULLER-JAVIER ALBARES -MARISA GOM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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