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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로 열린 문을 닫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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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13회 작성일 19-02-09 17:13

본문

우리가 우리로 열린 문을 닫을 때





스치듯 잊고 지냈지

빗금 친 시간을 건너다 마주친 그때,

너는 하늘을 날거라 믿었지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열리는 문은 어딘가

금이 가고 있다는 걸 숨겼지만

나는 네가 곧 무너진다는 걸 직감했지



구름에 올라 빗방울 떨구는 널 놓지 못한 건

길들여진 우리가 있었기 때문

산처럼 부푼 거품에 길 잃은 순간

젖은 몸을 동그란 홀씨 뒤에 감춘 네가

아지랑이로 피어올랐기 때문



이슬이 흘린 몸짓으로 기둥에 기대

가장 밝은 빛만 빨아들이던 너

지칠 줄 모르는 너의 위험한 시선을 볼 때면

미리 만들어진 각본이라 생각했지

나보다 빛나는 너를 어둠에 묻기 위해 나는

더 짙은 어둠으로 다녔지



내 눈동자를 말갛게 담은 얼굴로 네가

색색의 손을 내민 날은

나는 네 살갗을 벗은 등을 내밀었지

우리는 먼 우리가 되었고

시간에서 자란 뿔이 공유했던 새벽을 삼켰지



입술에 얼어붙은 침묵이 뿌리내려

흐려진 우리의 문

너의 길은 내가 모르고 나의 길은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기차는 정시에 도착했지

고요해진 저녁의 정면이

나를 또 떠나는 나를 향해 돌고 있었지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2-10 15:39:28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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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의 문은 내가 아닌 우리가 함께 열면 안 열릴문이 없겠다는 생각,
살갗을 벗고 세상과 마주한 고통의 체험 역시 일조를 하겠다는 생각,
심층적 사고 분석으로 시산맥을 우뚝 넘으셨습니다.
날씨가 차가워졌으니 감기 조심하시길요. 강신명 시인님!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혼자가 아닌 우리, 우리이지만 혼자만도 못한 우리
어쩔 수 없이 우리가 되지 못한 우리
우리는 우리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자 숙명이겠지요
성공적인 우리를 위하여 이렇게 반가운 인사도 주고 받고요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따스한 밤 되세요^^~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방을 둘러 보아도
누구나 꽉 닫힌 문,
언제부터 내면에 자신을 감추고
닫힌 공간을 즐기며 사는지 모릅니다.

바라보는 눈빛마져 모두는 닫혀버린채
자신의 수단인 스마트폰 포로가 되는 이기적 세상,

무심한 바람만 주변을 맴돌다 갑니다
건필을 빌어 드립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는 스스로 문을 자주 닫아걸죠
살아 숨쉬는 감정의 교류보다는 상처를 주지 않고
늘 같은 호흡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것들에게서
만족을 느끼기도 하지요
넘쳐나는 풍요속에서 우리의 관계가
서먹해지는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침을 여는 걸음 고맙습니다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문이 어디 있는지, 어떻게 들어섰는 지도 모르며
출구를 찾아 허둥댑니다.

그러나 그 출구라는 것이 이미 딴 세상으로 들어서는 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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