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조각가 심 씨의 출생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죽은 조각가 심 씨의 출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화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827회 작성일 19-09-04 17:00

본문

죽은 조각가 심 씨의 출생




신해(辛亥)년 계사(癸巳)월 정해(丁亥)일.

무릎 하나를 세우고 앉으니 무릎 하나가 저 아래 있었다.
새벽녘엔 남의집살이를 마치고 돌아온 아비가 이른 마당을 쓸었다.
고심하다 초롱에 불을 올리니 바람벽이 가물가물 바삐 세운 무릎을 흔든다.
밖은 꽃이 벌써 저물어 주먹만 한 능금이 열린다는데 벼랑밑돌무지처럼 차가워진
자식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수 일 암톨쩌귀에 검지를 넣어 고장난 문을 닫았다.
바늘귀가 밝으면 며느리가 고생 한다는 옛 말에 곰곰 하다가 곰방대에 연초를 재 재며 멀리
밀어놓은 쌈지를 무릎 아래 들인다.
낮에는 만삭의 지에미를 생각하여 낙과를 주워 온 아이들을 나무라며 멀리 쫓았다.
이승을 걷는 걸음이 삭은 지팡이 같아서 불도저가 토지를 개량하다 멈춰 서 있는 강변에서
생떼를 쓰듯 목청을 높혔던 아이의 출산이 오늘 내일, 비릿한 귀엣 향을 살 냄새를 흠뻑 벼를고 있던 터다.

신해(辛亥)년 계사(癸巳)월 정해(丁亥)일.

늦은 화목 숲에서 생솔같은 어둠이 번지더니 이내 흙 마당 소막에 이르러서
갓 젖을 뗀 수송아지 눈망울에 맺혀있다.
애호박을 끓여 차린 밥상머리에 스테인레스 수저 소리만 바삐 오갈뿐 식구들은 말없이
빈찬(貧饌)의 식사를 마쳤다.
낮에는 아이들이 풋사과 서너 개를 주어와 시어머니 눈을 피해 주고 갔으나 차마 혼자 먹을 수 없었다.
가지나무 꽃자루에 번지는 자줏빛이 꽃보다 고와서 수일 쪼그리고 앉아 멍하니 바라보았다.
곤궁한 생활에 입 하나 더 느는 일이 그저 막막하여 무심한 남편의 등을 오래 바라보다 잠드는 일이 근일 잦아졌다.
"생입에 거미줄 친다더냐" 노을이 붉은 저녁 강변에서 쩌렁토록 고함을 지르던 시어머니 목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듯하여 가쁜 숨을 토하다 뭉클한 아랫배를 쓸어안는다.

그의 환도(丸刀)는 사막의 능선에 도착해 있었다.
바람이 일기 전에 낙타의 무리가 별을 지고 먼 지평을 지날 것이다.
어둠은 미완의 풍경에도 스스로 연마된다고 믿는 그는 밤이 온다 해도
시간의 경계를 따로 세기지 않는다.
평도(平刀)로 밀어 올린 늦은 공중을 내려놓으며 그는 창문을 닫았다.
스위치를 끄자 도심의 어둠 저편에 희미하게 초로의 사내 하나가 서 있었다.
그는 손을 뻗어 아득한 저편을 만져 본다. 까칠한 턱이 마른 모래알 같다고 생각한다.
낯선 타지(他地)에서 잠을 깬 늦은 나절처럼 그는 그에게서 멀리 나와 있었다.
한 번도 부조(浮彫)되지 못했던 생(生), 창칼을 손에 쥘 때마다 그는 망설였다.
풋사과가 더미로 쌓여 있는 좌판을 지날 때마다 어느 계절은 우물처럼 음각의 기억을
퍼 올린다고 그는 믿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는, 신해(辛亥)년 계사(癸巳)월 정해(丁亥)일에 비롯된
그 사내다.
일간지 사회면에 찍힌 사진의 후미진 뒤꼍을 일말의 포즈도 없이 무심히 지나가던 어제, 그 사내



<div class="content_copy">[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9-05 09:36:1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div>
추천0

댓글목록

Total 5,349건 1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349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 02-23
5348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 02-23
5347 연풍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 02-23
5346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 02-23
5345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 02-22
5344 고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 02-21
5343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2-19
5342
사이시옷 댓글+ 2
연풍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2-19
5341 고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 02-18
5340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02-17
5339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 02-16
5338
기일(忌日) 댓글+ 6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2-16
5337 고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 02-16
5336
댓글+ 2
칼라피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2-15
533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02-15
533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2-13
5333
천국 기행 댓글+ 1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2-12
5332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2-12
5331
소수자 댓글+ 4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2-12
5330
로켓맨 댓글+ 5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02-10
5329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2-09
5328
첫차 댓글+ 2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2-08
5327 이화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2-08
532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2-07
5325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 02-07
5324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1 02-06
5323 김삿갓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2-05
5322
운다 댓글+ 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2-04
5321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2-04
5320
댓글+ 2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2-04
5319
온다 댓글+ 12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2-01
5318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1-29
531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1-30
531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1-30
5315
그늘의 필담 댓글+ 2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1-30
5314 이화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1-28
5313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1-28
5312
두루미 댓글+ 1
김해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 01-28
5311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 01-28
5310 칼라피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 0 01-26
5309
앵오리 댓글+ 2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1-26
5308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1-23
5307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 0 01-23
5306
청춘 댓글+ 2
미륵소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1-23
530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1-22
5304 시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1-22
5303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2 01-21
5302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1 01-21
5301
야광나무 댓글+ 1
김하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1-19
530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01-19
5299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0 01-18
5298
선문답 댓글+ 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1-18
5297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1-16
5296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0 01-15
5295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1-15
529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1-14
5293
3,5,3,5,3,5 댓글+ 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1-11
5292
공식이 댓글+ 6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1-11
5291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0 01-10
5290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1-10
5289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1-09
5288
초겨울 하루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 0 01-08
5287
소묘로 걷다 댓글+ 2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 01-07
5286
마지막 외출 댓글+ 3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 01-07
5285 미륵소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1-06
5284 이화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1-06
528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01-06
5282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0 01-05
5281
기형로봇Z 댓글+ 3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01-03
528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1-0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top@hanmail.net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