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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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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7회 작성일 19-11-2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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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방사선 치료가 뽑아대는 머리카락이 날린다

무덤덤으로 가는 무덤 같은 도시의 나날이 날나리다

길게 생각할 겨늘도 없이 격렬한 기침으로 닫는 저녁

정신 없는 이름이 지구행성 병원이다

이대로 더 있다가는 집도 병원에 먹힐 것 같다며

손주들이 살 집은 있어야지

커튼을 흔드는 겨울 바람은 충분히 따스했다

눈빛으로 마우스를 움직여 버튼을 눌러댄다

주삿바늘이 투여하는 이물감이 심장에 꽂힌다

귓가에서 지워지는 귀뚜라미가 수면상태에 진입하면

겹겹이 포장된 예의가 뜯겨져 나갈 겁니다

곧 연노란 액체와 함께 슬픔은 국화꽃이 차지할 거구요

갈수록 돈이 먹히는 병이라서 희망도 없는 치료는

삶을 먹구름으로 채울테니

끝없는 잿빛이 긴 한숨으로 날린다

또닥 또닥 링거 비닐봉지에 구름 사다리가 쌓이고

중력도 두툼한 무게를 내려놓는데

카프카는 왜 떠오르는 걸까요

셔터 내릴까요

아무렇지도 않은 길 건너편 이쁘다 옷가계가 보이고

서류가방에 중절모가 지나가는 100년 전 

프라하의 봄날 거리가 생겨난다

저수지에 던져넣던 물수재비도 순백의 작은 흰 점으로 모이고

가볍게 통통 튄다

모두가 다섯 탕이였지


돈 문제가 아닌 병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지 뭐야

지중해가 쏟아지는 크루즈 갑판 위에

낯선 이국적인 언어가 오가는 웃음 위에

축축한 돌멩이 같은 눈물이 가로지른다


아빠는 이렇게 지중해의 별을 선물 하셨죠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2-02 13:53:30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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