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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丧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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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화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26회 작성일 20-12-25 14:57

본문

상여(喪輿)




백양나무숲에 가려면 물푸레나무 언덕을 넘어야 해요

물푸레나무 언덕은 발이 언 갯버들 뒤 갈숲을 지나서 있어요

갈 숲을 지날 때는 발이 깊어 낭창낭창 무릎에 후렴구 넣어야 해요

봄이 오기전에 피는 꽃을 보았어요

봄이 오기 전에 죽음이 먼저 와서 죽은 자 위에 누웠어요

봄이 오기 전에 산 자들은 며칠씩 죽은 자 곁에 누워요

문을 열면 마당은 아직 적막해요 죽음이 당도하기 직전이에요

마당에는 한 무더기 환한 꽃이 밤새 피어있어요

꼬아놓은 새끼줄 사이마다 푸른 지전(紙錢)이 만장(輓章) 같아요

죽음이 방을 나오면 누군가 먼저 흐느껴요

울음은 울음을 달랠 수 없어 금세 번져요

산 자들은 후렴구처럼 어깨를 들썩이며 울어요

다 울었다 싶은데 무릎이 무너진 사람이 땅을 치며 다시 울어요

워낭소리 앞장서 백양나무숲에 가요

백양나무숲에 가려면 물푸레나무 언덕을 넘어야 해요

갯버들 뒤 갈숲 지날 때는 이승처럼 발이 빠져요

한 무리의 울음이 따라오다 저 멀리 멈춰 있어요

울음은 울음을 달랠 수 없어 금세 지쳐요

산 자들의 얼굴이 하나 둘 흐려지고 있어요

길은 멀어지고 멀어진 길을 따라 꽃잎 날려요

이승의 날처럼 어깨를 들썩이며 봄이 오고 있었어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2-29 11:13:27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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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미상님의 댓글

profile_image 미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20 시마을문학상 대상 수상자가 아닙니까
시마을에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
올해도 마무리 잘하시고
내년에는 몸건강히 문운이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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