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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조의 아침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42회 작성일 21-02-17 14:19

본문


번조의 아침

어둠이 으깨지는 새벽, 현운증이 도져 

시계 오번 치차처럼 운동장을 돌았다.

 

기억 속에서 오늘이 허물어졌으므로 수백 개의 손을 

내밀었지만 걸레 같은 오늘 


구름처럼 쌓아놓은 생각들은 하수구 냄새가 나고 

갈개 꾼처럼 새벽잠을 이간질하는  

먹물 같은 목록들 

그루잠에 자란 모서리가 거울에 흘러내린다.


붙잡히고 싶지 않은 마음이 젖을 물려 키운 

긍정을 베고 잠이 들었다. 


중천에 떠 있는 태양의 시간까지 늘어뜨린 밤의 혓바닥 

가탈스러운 구강구조


불륜처럼 미숫가루에 눈 돌린 사랑, 아침은 먹이처럼,  

하루가 나를 낚으러 온다. 

손톱 위에 웃음을 바르고 


오늘은 수상한 주일, 대면과 비대면 예배 

굴절된 생각이 표류하는 시간이 있었고,


결국 개어귀에 서서 

세상 쪽으로 뻗은 가지들을 자르고, 드레한 모습으로 

경건을 얼굴에 바른다. 


하나님께 이끌린 시간, 가끔 나는 버덩 한 광야에서 

푸른 돛을 세워 웃자람을 하고 

어두운 그늘을 씻으며,

퉁퉁 불은 언어들을 토해낸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1-02-23 14:25:1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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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활연1님의 댓글

profile_image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시 발군의 면모로군요.
시의 진앙이 깊어 진동이 멀리까지 가겠습니다.
이 마을에도 비금처럼 예리한 시의 날이
번뜩인다,를 느꼈습니다.
좋은 하루~

희양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렇게 말씀하시면 부끄럽지요
모자람의 목록이
경계를 넘어 갑니다
더 잘 쓰라는 말씀으로 알겠습니다

활연님이 창작시방에 존재함으로
꼬뱅이줄 길게 잡은 사람들이 하나 둘 눈망울을 돌리겠습니다
올해는 더 푸르고 더 우람한 날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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