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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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들
주. 차. 금. 지.
문신처럼 등짝에 새기고 있다
의자의 본분도 잊은
쓸쓸한 농담 같은 쓸모
지나던 행인이
초라한 늘그막에 대하여 모욕을 던지고
쉴 곳 잃은 바퀴들이 등짝을 향해
몇 차례 깜빡이를 켜지만
묵묵히 빈 무릎만 내려다본다
수십 년간 자부심이었다던 회사가
덜컥 그의 등에 붙인 대기발령에
떨구던 눈빛도
빈 무릎을 향해 있었지
뒤로 넘어져도 무릎을 펴지 못하는
우스꽝스러운 의자들
의자에게 무릎을 내어주는 것이
의자뿐인 저녁이 관절을 삐걱거리며 오고
서로의 등을 껴안고
기우뚱 건너는 불면의 밤
환한 잇몸을 드러낸 달이 웃는다
선착순 호루라기 소리
뒤뚱뒤뚱 걷는 네 마리 오리들
붉은 페인트 등짝에 새기고,
고장 난 발목 날개에 숨기고,
(퇴고작)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전에 ( 끄전에 ) 읽었던 의자들보다
한결 편안합니다,
그만큼 쉽게 읽히면서도 일어나지 못 하고
무릎을 탁 쳐 봅니다
나도 언제쯤일까 ,,,
잘 읽었습니다,
아고 다리 저려
삐걱
이 소리는 산저기 무릎에서 나는 소리였습니다
서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조용한 방 살짝 들어와 앉아있는데...
오롯이 시만 감상하는 하안거를 깨고
쿵쿵거리며 달려오신 산적님,
쉿,
층간 소음 조심하시구요
암튼 모쪼록
밥 잘 챙겨 드시구요,
덥다고 찬 거만 드시지 마시구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