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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광도면민 체육대회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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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87회 작성일 19-04-10 09:48

본문

2015년 광도면민 체육대회 기념

이명윤

 


의아한 이름표를 달고 있다

어디선가 수년 넘게 기념의 시간을 묵히고 있다가

오늘에야 눈에 띈 것인데

광도면민은 맞지만

체육대회 근처엔 얼씬도 안 한 내가

뜻밖에 지금 그날의 함성으로 얼굴을 닦는 것이다

그러니까 햇볕 쨍쨍 퍼붓던 그날

광도면민도 아닌 북신동민인 어머니가

남사스럽게 줄을 두 번이나 서서 얻어 온 주책을

기념하며 가슴을 쓱쓱 닦는 것이다

널리고 널린 게 수건이라고 저흰 필요 없다고

아내가 두 손 펄쩍 저어도 끝내 두고 가셨던 고집을

기념하며 입술을 쭈볏거리며 닦는 것이다

목욕을 마치고 화장실 수납장을 열었는데

다들 어딜 가셨는지 그만 가슴이 철렁하다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는 수건 한 장,

생각하면 할수록 참으로 뜻깊고 기념할 만한 순간이어서

어머니가 열심히 보낸 그날을

한 자 한 자 읽으며

온몸으로 기념하며

나는 흠뻑 젖은 저녁을 닦고 또 닦는 것이다

 

 

-계간삶이 보이는 창2019년 봄호

 

 

추천0

댓글목록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상적인 삶에서 오는 이야기 들이라 그런지
더 뭉클하게 다가옵니다
저도 통영지점 발령 받아서 가는 바람에
북신동에 일 년 반 정도 살았었는데
통영은 정말 좋은 곳이 었습니다.
예전 동인모임때 달아로 노을 보러 가던 생각도 나네요
"달아는 언제 가나" 명윤님의 시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역시 목에 두른 수건으로 얼굴을 스윽 닦고
세탁기에 넣어는데 어제 세탁한 기념 수건이 또 걸려있네요
저 또한 수건 욕심이 무진장 많은가 봅니다
사실 서랍에 또 있걸랑요
잘 읽었습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댓글도 못 달고 글만 올려놓고 휙휙 사라지네요.
뭘 좀 하고 있다는 핑계로 그다지 여유가 없어 죄송.,
남겨주신 고마운 마음만 잔뜩 받고 갑니다.
봄날, 동인님들 얼굴이 꽃보다 더 화창하시기를..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학지에 수록되기에 충분할만큼 달콤쌉싸름한 시들... 하나로 엮으면 읽고 수건으로 얼굴이 아닌
눈물을 닦기에도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란히 걷는 현장과 시와 그리고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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