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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는 총, 노래는 총알 / 안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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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05회 작성일 17-09-12 04:16

본문

기타는 총, 노래는 총알 / 안희연

 

염색공은 골몰한다

흑백으로 이루어진 세계에 어떤 색을 입힐 것인가

고심의 고심을 거듭하던 그가

얼결에 페인트 통을 엎질렀을 때

우리는 태어났다

 

우리는 그의 아름다운 실수

돌일킬 수 없는 얼룩들

당신이 갓 태어난 아이를 보며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거나

툭하면 허물어지는 성벽을 가진 것은

그 때문

 

내정된 실패의 세게 속에 우리는 있다

플라스틱 병정들처럼

하루치의 슬픔을 배당받고

걷고 또 걸어 제자리로 돌아온다

 

우리는 그의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풀리지 않는 숙제

아무도 내일을 믿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에겐 노래할 입이 있고

문을 그릴 수 있는 손이 있다

부끄러움이 만드는 길을 따라

서로를 물들이며 갈 수 있다

 

절벽이라고 한다면 갇혀 있다

언덕이라 했기에 흐르는 것

 

먼 훗날 염색공은

우리를 떠올릴 것이다

우연히 그의 머릿속 전구가 켜지는 순간

 

그는 휴지통을 뒤적여 오래된 실패를 꺼낼 것이다

스스로 번져가던 무늬들

빛을 머금은 노래를

 

* 안희연 : 1986년 경기도 성남 출생, 2012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

 

# 감상

   비유가 어렵지 않으면서 애매성이 없어서 초보자라도 쉽게 이해가는 아주좋은 작품,

   우리들은 조물주가 실수로 태어난 인간, 그의 아름다운 실수, 돌일킬 수 없는 얼룩

   이 이야기는 칠레의 민중문화및 노동운가 그리고 시인겸 가수 빅토르하라에 대한 이야기

   그는 남미 칠레의 진보세력으로 활동하다가 보수 우파 독재정권의 집권과 아울러

   그들의 폭거에 항거하며 민중문화 보급과 사회적 불평등에 저항하다 투옥 되어 41세의

   젊은 나이로 옥사 했다

   한 번 금수저는 영원한 금수저, 한 번 흙수저는 영원한 흙수저 이듯 태생적 한계 밖에서

   태어나 기타 치며 노래하고, 예술로 저항하는 그의 恨과 모습을 이시는 잘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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