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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필법/ 서정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73회 작성일 19-10-14 08:39

본문

필법

 

서정임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필력으로

누군가 붓을 길게 휘둘러 놓은

궁서체 같은 강줄기를 따라 걷는다

후드득후드득 떨어지는 소낙비에도 물결이 고요하다

오히려 제 안으로 흡수하는 표면의 흔들림

 

이 세상 살아가는 일이란 저렇듯

저만의 뚜렷한 필법 한 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대출한 책 속 누군가 형광펜으로 밑줄 그어놓은

명구 한 줄 아직 터득하지 못한 나는 문득

진부했던 시간의 페이지를 넘긴다

그 속 서표처럼 꽂혀있는 설움 한 조각 튀어나오고

햇빛 밝은 창틀에 때아닌 그늘을 끼워 넣던 저녁이

강의 필력을 읽는다

몇 겹 물결로 출렁이는 제 안의 소요와 소를 파는 절망을

어디론가 흘려보내고 또 흘려보내며

오직 한자리저곳에서

저 만의 깊고 깊은 흐름을 구가했을 필법을 읽는다

 

그 옆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들이 줄기를 곧게 세운다

목을 길게 뽑은 두루미들이 오랜 시간 발목을 묻는다

 

내 눈앞 진경으로 걸려있는 저 명서체(明書體한 폭!

 

프로필

서정임 전북 남원계간 문학 선 등단시집[도너츠가 구워지는 오후]

 

시 감상

 

가을이 절정으로 가기위한 절차를 수행한다봄에 뿌린 씨앗이 여름 땡볕의 고행을 거쳐 무성한 잎을 우렁우렁 키우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강쇠바람에 온통 붉은 잎으로 제 몸을 치장하는 것이다필법이란 그런 것이다갑자기 만들어 지거나 한 순간 어쩌다 우연히 흉내 내다 나오는 것이 아니라 봄여름의 순환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늦가을 즈음 우리의 삶에 대한 필법에 대해완성될 필법에 대해 고민해 보자지금부터곧 겨울이다. [김부회 시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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