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식사 - 이재무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길 위의 식사 - 이재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8회 작성일 20-08-31 17:04

본문

길 위의 식사 / 이재무


사발에 담긴 둥글고 따뜻한 밥 아니라
비닐 속에 든 각 진 찬밥이다
둘러앉아 도란도란 함께 먹는 밥 아니라
가축이 사료를 삼키 듯
선 채로 혼자서 허겁지겁 먹는 밥이다
고수레도 아닌데 길 위에 밥알 흘리기도 하며 먹는 밥이다
반찬 없이 국물 없이 목메게 먹는 밥이다
울컥, 몸 안쪽에서 비릿한 설움 치밀어 올라오는 밥이다
피가 도는 밥이 아니라 으스스, 몸에 한기가 드는 밥이다



1983 <삶의 문학>에 詩, <귀를 후빈다>를 발표하며 등단
시집으로, <섣달 그믐> <푸른 고집>
2012 文學思想 주관 제 27회 소월문학상 受賞


--------------------------

<감상 & 생각>

이 詩를 읽으니, 새삼 詩라는 건 머리로 언어를 다듬는
인위적人爲的 작업이 아니라, 가슴의 언어를 받아적는
민첩한 활동이란 생각이 든다

정말, 그럴 것이다

각설却說하고

아마도, 시인은 편의점이나 길가에서 비닐 속에 든 김밥이나
플라스틱 포장의 허술한 도시락 따위를 사먹다가
문득 든 느낌을 詩로써 풀어놓은 거 같다

생각하면, 이 삭막하고 촉박促迫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하루의 정해진 일과日課를 위해 돈으로 환가換價된 칼로리를
허겁지겁 입에 털어 넣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현대사회라는 비정한 기계의 한 조그만 부속품이 되어서
지정된 시간(끼니)마다 필요한 만큼의 윤활유를 치는 것처럼...

정말, 먹기 싫어도 사료를 먹을 수밖에 없는 가축의
식사와 뭐가 다를까

고향집 어머니가 차려준 따뜻한 밥상까진 아니더라도
돈 계산이 아닌, 사람의 정情이 소북히 담긴 밥 한 그릇이
그리운 것이다

그리고 보니, 나 또한 오늘도 길 위의 각角 진 식사를
거르지 않았다

그래서인가...

몸에서 한기寒氣가 떠날 날이 없다


                                                                                    - 繕乭 ,


* 요즈음은 편의점에서 백종원 표 도시락이 인기라는 말을
고국의 지인으로 부터 들었다 (종류별 가격은 3500원 ~ 5500원)

백종원이란 사람은 돈께나 벌겠으나, 그 역시 각진 차가운 밥인 것은
틀림이 없으리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7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7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5 11-16
26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0 11-11
25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4 11-10
24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8 11-08
23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6 11-05
22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7 10-21
21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3 09-27
20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8 09-18
19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4 09-12
18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9 09-08
17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4 09-06
16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9 09-06
15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9 09-04
열람중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9 08-31
13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5 08-30
12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1 08-28
11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5 08-27
10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6 08-25
9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7 08-21
8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2 08-19
7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2 08-18
6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0 08-16
5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1 08-12
4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7 08-11
3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0 08-09
2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4 07-27
1 sund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6 07-2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