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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라는 검은 나비 / 이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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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01회 작성일 21-12-06 05:31

본문

슬픔이라는 검은 나비 / 이주언


편지 대신

검은 나비가 봉인 되어 온 적 있다


어느 공중을 저어 온 날개인가, 궁금했다

휘어진 지팡이로 비와 꽃잎을 딛고 다녔는지

날개에 새겨진 상처가 무지개로 빛났다


그는 오래 봉인 되었다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생이라는 봉투 속에서 검은 비닐을 자꾸 떨어뜨린다고 했다

이제 그의 영혼은 유분과 수분을 저장할 수 없습니다, 의사의 진단은 간명했다

속을 들여다볼수록 각질이 일었다


검은 나비가 묘지의 입구에서 날개를 접자

불시착했던 사랑의 메시지들이 전나무 숲을 가득 메웠다

크리스마스트리에 매달린 신들의 메모지 같았다

사람들은 황금의 전설을 읽기 시작한다


어둠을 깔고 앉아

저음의 노래로 흐린 거울을 들여다보던

검은 부족 전설이 옳았던 걸까


슬픔은 아름다웠다!


생이라는 공간에 남겨진 나비

비늘이 묘지를 덮은 눈송이처럼 빛난다


* 이주언 : 1963년 경남 창원 출생, 2008년 <시에>로 등단

            시집 <검은 나비를 봉인하다> 등


#,

슬픔이라는 소식이 검은 나비로 形想化 되어 전설처럼 날아다닌다


- 어둠을 깔고 앉아 

- 저음의 노래로 흐린 거울을 들여다보던

- 검은 부족 전설이 옳았던 걸까


- 슬픔은 아름다웠다! 


화자가 그린 나비 이미지가 행과 연을 타고 현란한 흔적을 남기는데

흔적마다 은유된 한 생의 존재 모습으로 근접하기 힘든 아름다움이다


발췌 부분은 특히 필자의 가슴에 와닿는 부분으로 잔잔한 분위기 속에 

어떤 견딜 수 없는 여운이 심상 깊숙히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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