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으로부터 / 황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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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으로부터 / 황규관
이제는 아무도 바깥을 보지 않는다 / 고속 열차의 창문에는 언제나 / 어둑한 블라인드가 쳐져 있고 / 이 옷을 입었다 저 옷을 입었다 하는 가을 산은 / 버려지듯 지나가고 있다 / 바깥을 바라보는 일은 / 바깥에게 나를 조심스레 허락하는 일 / 내가 바깥이 되고 바깥이 / 도착지를 변경해주는 일 / 그러나 아무도 바깥을 보지 않는다 / 메말라가는 산자락의 밭을 혼자이게 내버려둔다 / 눈동자는 바깥의 흔적 / 영혼은 바깥이 쌓아올린 오두막 / 누구도 바깥이 되려고 하지 않을 때 / 바깥은 버려지고 / 안은 점점 작아져간다 / 모래알처럼 작아져간다 / 흙먼지처럼 떠돌기만 한다
鵲巢感想文
우리는 바깥이다. 누구로부터 영원한 바깥, 그러나 바깥은 바깥이 보지 않더라도 바깥처럼 내버려 두면 안 된다. 혹여 바깥이 바깥을 볼 때 그래 저 바깥은 지나가는 가을 산처럼 볼만 했어, 참 멋있는 바깥이었어! 하며 영혼을 불러일으키는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바깥 때문에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이며 또 얼마나 많은 신경을 썼든가 이제는 바깥의 내부와 그 내부의 장래를 생각해야 할 때다. 오두막처럼 도착지를 분명히 해야겠다. 여기서 다만, 다져야 할 것은 바깥에 휘둘리는 삶은 절대 없어야겠다. 안은 중심이며 그 어떤 것도 침해받지 않는 독자적인 마음을 가져야겠다. 이리하여 바깥은 온전한 가을 산 하나로 서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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