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구나무 =최현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물구나무 =최현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0회 작성일 22-09-27 20:50

본문

물구나무

=최현우

 

 

    오래전부터 두개골은 완벽한 그릇이었다 처음 죽은 인류의 머리를 받아들고 물가에서 장례를 치르던 자의 생각 이것으로 물을 떠 마실 수 있겠다, 두 손보다 많은 음식을 쥐고 먹을 수 있겠다, 그렇게 그릇을 발견한 자는 짐승을 죽일 때 머리를 때리지 않았다 설계자의 심중은 모르더라도 그는 야바위꾼 그릇들의 춤이 보고 싶었을 것 머리를 땅에 박아대는 인간들, 인간들 보며 한바탕 웃고 싶었을 것 휘젓는 손을 시간이라 부를까 이리저리 엎어져 있게 하다가 내내 감추고 있게 하다가 딱 한 번 뒤집어버리는 바닥으로 계속 엎지르면서 국물 위로 두부 한 조각 실어보내고 싱크대 구멍 속으로 발이 빠지며 홀로 이가 나가고 쏟아지고 있는, 쏟아버리고 마는 그러니 거꾸로 서서 울어볼까 몸속에 정화수 한 사발 차오르도록 누군가 비웃다가 기어이 화낼 때까지 거꾸로, 거꾸로 서서 어디가 망가졌는지 곡예는 죽음을 건드리고 오는 일 물이 샌다

 

   鵲巢感想文

    운동을 했다. 한 시간 가량, 학교 운동장이거나 혹은 금호강변 둘레길 따라 뛴다. 뛰고 나면 목둘레로 땀이 흥건하다. 개운하다. 운동하면서 나는 늘 어머님이랑 통화한다. 통화 시간은 꽤 길다. “잘 들어라 내가 너한테만 얘기한다 나도 모르게 오늘은 줄줄 샛 더라,” 그리고 이어지는 말씀 고독과 외로움을 비울 수 있는 한 시간이었다. 아직도 말씀은 짱짱해서 그 어떤 말도 잘 들어 시려고 하지도 않는다.

    운동을 하다가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들 때에는 역시 어머니는 좋은 본보기였다. 통화하다가 보면, 역시 그 어떤 일보다 운동이 가장 우선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뛰는 게 오히려 즐겁고 시간은 아깝지가 않다.

    지난 주였다. 토요 커피 강좌를 가질 때 모 씨의 얘기가 갑자기 지나간다. 원래는 모모 은행에서 일하며 있었는데 시어머니께서 연로하시어 일 그만두고 보살폈다는 얘기, 8년을 모셨는데 시어머니는 한마디로 공주였다고 했다. 자기는 무수리였다며 허허 웃었다. 고생 꽤 했음을 말로 다 이루 말할 수 없었는지 목이 멨다. 나에게 그러면서 한 마디 했다. 마음 단단히 잡수셔야 합니다. 어른 모시는 게 여간 힘드는 일 아니니까,

    물이 새는 일은 나이만 그럴까, 내 하는 일에서도 국가와 국가 간의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물구나무선 거처럼 흐른다. 모두가 거꾸로다. 한마디로 역배열이다. 역배열일 때 어느 사람이든 장사는 없다. 무엇이든 모두 줄여나가야 할 때, 소비도 투자도 어느 시점에 바닥인지 분간할 때 소신껏 살아야 한다. 두개골은 완벽한 그릇이지만, 처음 죽어 나간 인류의 행적에 유심히 바라보며 피할 것은 피하며 가는 것이 좋겠다. 물결의 모양은 여러 지표로 알려 주기에 아둔한 파도에 몸을 싣다가 죽음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722건 3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622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7 04-26
621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2 04-26
620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4 04-24
619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5 04-24
618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5 04-13
617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 04-13
616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6 04-13
615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2 04-08
614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 04-04
613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04-04
612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3 04-02
611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1 04-02
610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03-14
609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3-01
608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6 03-01
607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02-28
606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4 02-28
605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 02-28
604
수잠 =길상호 댓글+ 1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 01-26
603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0 01-26
602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 10-26
601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5 10-15
600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8 10-12
599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3 10-12
598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 10-11
597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1 10-11
596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 10-11
595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1 10-08
594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10-05
593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9 10-02
592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 09-29
591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1 09-29
590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7 09-29
589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 09-28
588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09-28
587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09-28
586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09-28
585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09-27
584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5 09-27
열람중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09-27
582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09-27
581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 09-25
580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09-25
579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2 09-24
578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0 09-24
577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09-23
576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 09-23
575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5 09-23
574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09-22
573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09-2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