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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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김소연
잘 가, 하고 손을 흔들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아선지 너를 내내 거기에 세워둔 것 같았다 벌떡 일어나 놀이터로 나가보았다 너는 거기에 없다 너의 운동화가 잘 말라가고 있다 너의 운동화에 발을 넣어본다 턱을 타고 땀이 흐른다 벗어둔 외투를 비집고 자책들이 불개미처럼 기어 나온다 발가락을 깨문다 햇볕이 햇볕을 향해 몸을 낮추다가 햇볕이 햇볕을 순식간에 잡아먹는 걸 바라본다 어느새 너는 나에게 업혀 있다 너는 어느새 외투가 되어 있다 어느새 나는 외투를 입고 있다 너니? 나의 말투가 다정할수록 너는 역겨워한다 할 말이 많아져 입을 다물면서 외투를 벗듯 너를 벗어서 내려놓는다 비로소 내가 된 것 같지만 너는 나를 보다가 더듬더듬 나를 만졌다 외투였네, 하고선 나를 찾으러 이 놀이터를 나가버렸다 젖은 운동화가 남긴 젖은 발자국이 너를 따라가고 있었다 나는 거기에 서 있다
鵲巢感想文
문자=鵲巢
뭐 해, 하고 문자를 보내던 스크린을 뒤로하고 너를 내내 거기에 앉혀둔 거 같았다 부른다 손가락 없는 손목이 구름처럼 흐릿하다 문자는 벌떡 일어나 주방으로 걸어가 보았다 이국의 거리를 걷듯 너는 거기에 없었다 손은 대접을 놓고 무를 쓸고 있었다 엄마의 허기를 재웠던 그 숨결을 숨죽이며 소금은 절여 들어갔다 피어오르는 구름, 구름들 문자는 곧 닮아갈 거야 어느새 눈물이 보였고 저기 저 물 눈은 꽃이 피었다 어느새 무는 물 쪽 빠진 채 갖은 어둠을 기다리며 너를 보았다 투명한 위생 장갑처럼 손목 없는 손이 부푼다 한 숟가락의 어둠과 한 숟가락의 얼룩 한 숟가락의 푸름과 한 숟가락의 침묵 한 숟가락의 잔영과 한 숟가락의 모퉁이 문자는 버무린다 곧 늙어갈 거야 나물에서는 노을만 가득히 물고 있는 떨어지는 해가 보이고 자책처럼 사라진 여백에는 먹물 한 방울 똑 떨어뜨린 물그릇에 어둠만 놓여 있었다 밀폐 통에 넣은 나물처럼 백태 낀 스크린은 문자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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