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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김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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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11회 작성일 23-10-19 10:52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책/ 김정웅


그날도 무작정 걷는 날이었다


길이 아닌 것처럼 무심하게 놓여 있는 길이 미처

펼치지 못한 안부처럼 남몰래

굽어 있었다


직선으로만 전진했다


이상하게도 곡선구간을 통과했고

이미 방향 감각을 잃었다고 우리는


생각만 했다


속속들이 보이는 정면은 항상

보이지 않는 후면보다 걱정이 많아서 미리

눈을 감았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입을 다물었고


그 순간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고


직선으로만 생각했다


아무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지나온 길이

조용히 어려워지고 있었다


*김포신문 2023/10/20 기고


(시감상)


직진, 삶의 방향은 늘 직진이었다. 길이 곡선이든, 높낮이가 있든, 방향은 직진이었다. 정면은 보이기 때문에 후면보다 걱정이 많다고 한다. 시인의 성찰은 지나온 길이, 직진이었다고 생각한 길이 조용히 어려워지고 있었다고 말한다. 가끔 뒤안길을 본다. 좋은 것만 생각나지 않는다. 직진의 배경이 이렇게 경사진 길이었는지, 안개로 꽉 찬 길이었는지, 구절양장이었는지, 생각하다 입을 다물게 된다. 다무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결정이었다. 여전히 나는 직진의 방향을 가고 있다. 이 계절의 안장에 앉아 흔들거려도 방향은 늘 직진이다.주어진 삶이 그렇거늘.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김정웅프로필)

전남 광주, (애지) 등단, 제10회 애지문학상 수상, 여수 한영대학 출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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