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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구지 가는 길 외 1편/ 서봉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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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75회 작성일 24-03-18 21:23

본문

물과별 2024 봄호/초대시/ 서봉교


구지 가는 길


서봉교


여보게

자네! 절구지라고 아는가?

강원도 영월군 (구)서면에 가면

절구지라는 마을이 있는데

그 곳은 법없이도 천년을 살 수 있는

善男善女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강을 감싸고 도는 뼝창 또한 일품이고

너무 좋은 風光이라

신선님도 밤이면 살짝 다녀가시고

모두가 잠든 깊은 밤에는

하늘나라 선녀님들도 잠시 목욕하러 오신다는 곳

속세에 나가서

사람들에게 마음 다치고

세월에게 몸 다친 후

절구지에 쉬러오면 치유가 절로되어

고만 속세로 나가는 길을 잊어버린다는데

여보게 !

살다가 살다가 삶이 아주 버겁다고 느껴질때는

절구지 한 번 다녀가게

자네가 온다면 술은 내가 살테니

자넨 몸만 오게나

그렇지만 그건 알아두게나


절구지가 너무 좋아서

자네도 속세로 나가는 길을 잃어버리지는 말고.




물이 물때를 벗는 이유


서봉교

농촌에서 오래 살아 본 사람은 안다


강물도 또 다른 계절을 맞이하려면

길게는 열흘 짧게는 일주일간

물때를 벗는다는 것을


그때는 아무리 지저분한 강물일지라도

물밑이 명경처럼 아주 맑아지고

민물고기들도 물가로 마실을 가는 예의를 보인다

그렇게 그 시간이 지나고 강물 바닥이 누렇게 변하고 나서야

내년 이맘때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다


사람도 그럴 때가 있다

한 생을 살 준비를 하고

몸을 정갈하게 갖추고 난 후에야


철이 들었다 혹은 인생을 안다고

그때서야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이다


​프로필

시인 서봉교는 2006년 『조선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계모 같은 마누라』(2007), 『침을 허락하다』(2019), 『강물이 물때를 벗는 이유』(2023)를 냈다. 원주문학상을 수상했다(2009년). 원주문협부지부장과 요선문학발행인으로 일하고 있고, 고향인 영월군 수주면 무릉리에 위치한 <요선정> 에서 <요선정과 사재강 그리고 사람>을 주제로 2024년 현재까지 16년째 <사재강문화제>기념 시화전을 해마다 9월부터 10월까지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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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교시집 강물이 물때를 벗는 이유2023.달아실출판사

시인 서봉교는 2006년  마누라(2007), 침을 허락하다(2019), 강물이 물때를 벗는 이유(2023)를 냈다원주문학상을 수상했다(2009). 원주문협부지부장과 요선문학발행인으로 일하고 있고고향인 영월군 수주면 무릉리에 위치한 <요선정에서 <요선정과 사재강 그리고 사람>을 주제로 2023년 현재까지 15년째 <사재강문화제>기념 시화전을 해마다 9월부터 10월까지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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