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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한정식 =고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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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6회 작성일 24-07-19 18:32

본문

한정식

=고명재

 

 

    장독 속에 팔을 깊이 집어넣은 채 엄마는 사라져버릴 것 같다 간장 속에 뭐가 있어 까마귀 같은 게 참방참방 검은 물이 얼굴에 튀고 항아리가 어깨까지 삼키고 있는데 팔을 젓다가 엄마는 깔깔 웃는다 왜 웃어? 뒤집힌 네 얼굴이 복어 같아서 지금 이 상황에 엄마는 웃음이 나와? 엄마는 어둠 속에 반쯤 묻힌 채 비스듬히 흐르는 황혼을 보고 나는 믿어 네가 잘 살 거라는 거, 간장을 빛나게 하는 건 무엇인지 매일 백합을 사서 머리맡에 놓고 온다 향기를 마시고 뢴트겐이 하얘지도록 이제 가봐 마른 입술을 들어 올리며 엄마가 웃는다 앞니가 장독처럼 빛난다 내시경이 속을 환하게 뒤집어놓는다

 

 

   문학동네시인선 194 고명재 시집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037p

 

 

   얼띤感想文

    나는 지금 그 많은 음식 중 한정식을 먹고 있었다. 실은 라면을 먹었지만, 오늘 저녁은 복어만 같았다. 장독과 간장 그리고 백합, 시 결론에 다다르면 맥이 끊긴듯한 느낌의 시어 뢴트겐과 내시경이 나온다. 여기서 엄마는 시인께서 가상의 인물처럼 제시한 듯 그렇게 읽힌다. 그러나 독백이다. 나를 위로하는 마음이 오히려 더 앞서듯 환하게 웃는 얼굴 그것은 나의 미래다. 시의 내용은 한정식을 만들기 위해 장독대에 다가가 간장 한 종지 푸는 것처럼 인식되었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여기서 장독은 속(內面)을 간장은 맛을 보는 간장肝臟이 아니라 애간장 태운다는 그 간장肝腸이다. 시를 읽다가 백합에서 조금 흔들렸다. 무엇을 상징하는지 분간이 언뜻 사실 흰 것 종이 말갛다는 것은 알겠지만, 그 원관념이 떠오르지 않았다. 백합의 종류가 여럿이라 백합과 한해살이풀(百合), 백합과의 조개(白蛤) 사람의 집에 사는 비둘기를 백합白鴿(집비둘기)이라 한다. 여기서는 백합百合이 더 가깝다. 뢴트겐은 X광선으로 병의 진단과 치료로 시의 문맥을 살피는 시력詩歷을 지니는 것 그것은 시인의 야망이다. 내시경은 내시경內視鏡이겠지만, 내시경內詩鏡처럼 보인다. 그 성질은 어떤 식물이나 동물적인 것이 아니라 고체며 굳은 어떤 물질처럼 그 어두운 내막을 환하게 뒤집어놓을 수만 있다면, 내 장래는 밝을 것이다. 백만장자도 부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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