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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태반을 먹는 짐승들 =권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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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4회 작성일 24-08-08 16:30

본문

자연

-태반을 먹는 짐승들

=권민경

 

 

    어미의 행동을 따라 하기 시작한 강아지처럼 하울링 하다가

    삼십 년 만에 사랑을 몰랐다 아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낯을 가리며 골목길처럼 놀랐다

    시간은 멈추질 않고

    첫 생리를 겪는 강아지가 밥을 굶는다 바닥에 점점이 떨어진 사료를 따라가면

    과자의 집 따위 없다는 건 십일 년 만에 알았다

    낭만과 사랑은 닮은 듯 다르고 알 듯 모를 듯 슬픈 얼굴

    자꾸 뭉개지는 발음 때문에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네

    불어니 이태리어니 혹 서반아어야?

    로망스어와 로맨스 자주 실수하고 틀리는 것을 견딜 수 있게 되었다

    견디지 않으면 안 되었다

    피를 묻히지 않게 된 건 몇 년 되지 않았는데 초등학교 운동장 계단에 피를 묻히고 이십육 년 흘러

    네발로 걷고 싶었다 혀로 핥을 주인 없이 과식하였다

 

 

   문학동네시인선 210 권민경 시집 온갖 열망이 온갖 실수가 043p

 

 

   얼띤感想文

    태반을 먹는 짐승들, 시 객체를 상징한 문장이다. 오른쪽 세계에 서서 왼쪽 세계를 바라본다면 아니 왼쪽 세계를 그린다면 일기는 시가 될 수 있을까? 요즘은 결혼보다는 댕댕이와 함께 아이보다는 고양이가 도로 낫다. 그리고 조금 외롭거나 쓸쓸할 때는 내 마음을 그려보는 것도 괜찮은 일, 고흐처럼 곰방대 입에 물고 나를 노려보는 것이다. 쓸 때는 언제나 왼쪽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 아는 것으로 생각한 것들이 잘 지켜지지 않을 땐 오히려 일을 더 벌인 것처럼 난감하기 짝이 없다. 이를 아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들이 낯을 가리며 골목길처럼 놀랐다며 표현하는 것, 골목은 낯설기는 마찬가지 그러나 시적 용어로는 제격이다. 머릿속 어느 골막에서 머물지도 모르는 목, 목 좋은 곳을 기리며 앉은 강아지를 우리는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닥에 떨어진 사료를 따라가면 과자의 집 따위 없다는 건 십일 년 만에 알았다. 이 시집도 하나의 밥그릇을 형성하고 주어진 방향에 내내 길을 내며 가는 곳 과연 씨방(果子)은 가질 수 있는가? 많은 시인은 의문을 제기할 것이지만, 골목에다가 젓가락을 꽂는 것과 같을 것이다. 젓가락은 쌍이며 굳은 물체라고 보면 십일 년이나 걸린다는 독해는 발해에 버금가겠다. 그러나, 슬프지 말아라, 때가 되면 남하는 이루어지고 불어는 맹어가 될 것, 이태리어는 대만어로 서반아어는 만주어가 될 것이니까! 이것을 실수라고는 하지 말자, 로망은 원탁의 기사를 몰고 오는 아서 왕의 기발한 재치에 있을 거니깐, 그러니까 견디어 봐라. 피는 물보다 진하니 꽃은 파리를 물고 팔짱을 끼듯 놓아주지 않겠지, 폭폭 삭는 냄새가 오른다. 죽음은 뿌리로 닿아 이내 마를 일은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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