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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 숲 =황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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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5회 작성일 24-09-15 21:00

본문

무화과 숲

=황인찬

 

 

    쌀을 씻다가

    창밖을 봤다

 

    숲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다

    옛날 일이다

 

    저녁에는 저녁을 먹어야지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밤에는 눈을 감았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민음의 시 189 황인찬 시집 구관조 씻기기 104p

 

 

   얼띤 드립 한 잔

    생각 외로, 이 시가 감상문으로 많이 쓰여 있다는 사실, 무화과를 검색하다가 읽은 시 한 수다. 많은 시인이 잘못 읽은 점에 대한 무어라 표현할 대목은 없지만, 나 또한 이 시 한 편을 두고 감상해 본다. 시는 경험을 통해 쓴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사실, 그건 쌀을 씻다가 우연히 알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쌀은 하나의 진리다. 먹어야 살 수 있는 삶에 하나의 매개체다. 그러므로 구체라 한다. 창밖은 이쪽과 저쪽을 구분하는 경계점이다. 숲은 피안이든 사바세계든 일단 한쪽을 대변한 것으로 보고 그 사람이 들어갔다. 그런데 나오지 않았다. 그 사람은 누굴까? 시는 독백으로 이루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사실, 자아다. 숲은 피안을 대변한다. 죽은 자의 세계 이미 바닥에 누운 것들로 이룬다. 나오지 않았다. 읽히든 안 읽히든 혹은 사장되었든 그 어떤 수를 예견할 수 있다. 모두 옛날 일이다. 지나간 일이다. 그러니까 덮어 두었다. 저녁에는 저녁을 먹어야지. 저녁은 죽음을 예견한 시 객체의 제유다. 먹는다는 동사에 주어는 누굴까? 시 주체다.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아침은 시에 빠져 온몸 푹 적시는 시 객체를 상징한다. 밤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시 객체다. 시를 모른다. 사랑해도 이 뜻은 누가 나를 열어보아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horn) 뿔 각이라 해도 괜찮을 그러나 정신, 흔적과 같은 표출된 그 무엇도 없는 잠시 지나간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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