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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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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서로 =이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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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2회 작성일 24-11-14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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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이병률

 

 

    옥수수 수염 숫자만큼

    옥수수 알갱이가 열린다는 사실

 

    수염 없이는

    알알이 옥수수가 맺히지 않는다는 사실

 

    나에게 관 하나가 꽂힌 것이

    저 별로 가라는 신호였듯이

 

    하나 없이는

    하나가 올 수 없다는 사실

 

 

   문학동네시인선 145 이병률 시집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030p

 

 

   얼띤 드립 한 잔

    시제 서로는 짝을 이루거나 관계를 맺고 있는 상대다. 또 서로는 서로西路로 서쪽에 이르는 길을 뜻한다. 서쪽은 노을이 있고 죽음이 있다. 하루를 이야기하자면 나는 몇 시쯤에 서 있을까? 곰곰 생각해본다. 오후 다섯 시쯤이 아닐까, 그만큼 인생 거의 다 쓴 셈이다. 불과 몇 시간 남지 않은 것도 분명하다. 옥수수 수염 숫자만큼 옥수수 알갱이가 열린다는 사실, 옥수수를 굳이 한자로 변용한다면 옥수수玉授受이겠다. 은 구체를 상징하며 주고받는 어떤 행위는 수수授受. 수염은 검정을 상징한다. 그러나 수염에서 파리할 수에 소금 염이 언뜻 지나가기도 한다. 수에서 수금체瘦金體가 생각나기도 한다. 송 휘종 조 길의 글씨체 정말이지 빼어나지 않을 수 없다. 수척하고 파리한 멋은 있지만, 가벼운 것도 사실이다. 염에 일러 노력의 어떤 결정체로 닿는다. 그만큼 삶에 진정한 태도를 묻는 것이겠다. 그러므로 수염 없이는 알알 옥수수 맺기가 힘이 든다. 나에게 관 하나가 꽂힌 것이 있다면 저 별로 가라는 신호다. 에구 요즘 관 하나에 절대적으로 꽂혀 있으니 아마 그곳은 나의 무덤이 아닌가 한다. 죽음을 회피하지는 말자. 죽음처럼 푹 파묻혀 있으면 분명 관 속 바람을 쐴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하나는 나에게 전부나 다름이 없다. 그 하나가 없으면 나도 없는 사실이다. 삶이 아주 고달프다. 그 하나를 알아가기가 무척이나 힘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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