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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이상한 모과 =전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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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8회 작성일 24-12-0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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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모과

=전동균

 

 

    시장 좌판의 모과를 하나 방에 들였다 하필이면 돌대가리 부랑아 같은 것을, 어디에 둘까 망설이다가 저녁이면 잠깐 볕이 드는 책상 성모상 옆에 나란히 두었다 남의 생각이나 훔쳐온 날들의 악취를 좀 가려보자는 거였다 이런 알량한 속셈을 알고 있는지, 보름이 지나고 한달이 지나도 모과는 좀체 익지 않았다 제 가슴 찢어 빚어내는 그 가난하되 복된 고해(告解)의 향기를 누설하지 않았다 불을 꺼도 어두워지지 않는 낯선 기척들이 어른댈 뿐.......모과가 있다는 사실마저 까맣게 잊고 있던 어느날, 대관령 첫눈 소식에 뒤척이던 새벽을 한 사내가 어깨 구부린 채 빠져나갔다 소리쳐 불렀으나 끝끝내 돌아서지 않는, , 문 닫는 소리가 얼음장이었다 그때부터 모과는 빠르게 익어갔다 우리가 밥을 벌고 새끼를 낳고 키우듯 애끓는 표정으로

 

   창비시선 375 전동균 시집 우리처럼 낯선 76p

 

   얼띤 드립 한 잔

    한마디로 말하자면 시장에서 언뜻 깨달음이 있었는데 그 깨달음은 까칠까칠한 것인 데다가 톱날 같아서 한 며칠 서랍에다가 보관하였던 것이다. 훗날 이것을 끄집어내서 좀 다듬고 하려다가 그것은 도통 기회가 닿지 않았던 것이다. 언제였을까! 마침 그 모아둔 것들을 통째로 들여다볼 일이 생겼기에 온몸 뒤척이다가 그나마 건진 한 줄 모과 あなたはかりんですか(아나따와가린데스까) 그러므로 깨달음이란 늘 현실을 직시한 눈을 부정한다. 그것은 기쁜 일이기도 하지만, 슬픈 일이다. 그간 믿고 견딘 것은 허장이었으니까! 삶이 지칠 때가 있다. 그러고 보면 저 북에 있는 사람은 이상한 모과나 다름이 없다. 저 사람은 어떻게 살아갈까! 언론의 자유가 없는 곳 입은 있으나 처마는 없고 삶은 있으나 기와는 없다. 먹고사는 일에 가릴 곳 있겠는가마는 그나마 넋이라도 오름이 있더라면 무디고 힘든 하루도 견딜만한 겨를은 생기니까 말이다. 숨 턱턱 막는 지옥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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