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 =박라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두께 =박라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8회 작성일 24-12-06 21:36

본문

두께

=박라연

 

 

라일락이 툭 목을 꺾는다 단명한 것보다 더

잔인한 일은 향기가 사라지는 일

 

향아! 늙는다는 것은 물이나 공기의 두께로

얇아지는 새벽이 오는 거

 

라일락의 입관식 날 관 뚜껑을 살짝 열고 난 괜찮아!

윙크해도 못 본 척하는 거

 

비애와 손잡으면 수다가 사라지는 거 이목구비를

데리러 올 물불, 에게도 공손해지는 거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 유리창 닦은 적 없어서

소방차에 올라 불의 나라로 뛰어든 적

 

없어서 세끼 밥 벌려고 영영 못 돌아올

두께인 줄 뻔히 알면서 길 떠난 적 없어서

물불, 에게 거슬릴까 봐 조금 두려운 거

 

 

   문학과지성 시인선 577 박라연 시집 아무것도 안 하는 애인 32p

 

   얼띤 드립 한 잔

    시제 두께는 두꺼운 정도가 일반적인 의미다. 그러나 ‘~라는 말은 뭐 뭐 에게의 높임말이기도 해서 말 두나 머리 두로 어떤 한 사물을 제유한 느낌마저 든다. 사실 또 그렇게 쓴 시이기도 하다. 라일락이라는 시어도 참 좋다. 펼치거나 벗은 듯한 그 느낌에서 닿는 라(.)와 날과 춤을 은유한 듯한 일(.)과 즐기는() 일은 역시 시적 활동이다. 단명한 것보다 잔인한 일은 향기가 사라지는 일. 그 어떤 것도 시보다 짧은 삶은 없다. 이렇게 쓰면 어폐가 될 수 있으나 최소한 짧거나 그 수명은 같다. 한 개인이 닿는 시에 대한 감정은 금시 깨치는 일 진짜 괜찮다 싶어 죽을 때까지 가보처럼 내 걸은 한 줄 시 문장이 있을까 모르겠다만, 그때뿐이다. 향아! 늙는다는 것은 물이나 공기의 두께로 얇아지는 새벽이 오는 거. 향에 대해서는 전에도 한 번 쓴 적이 있어 그냥 넘어간다. 여기서 두께는 부풀어 오른 어떤 시초를 연상케 한다. 새벽에서 보면 하나의 일거리며 깎고 또 깎아 내려서 물불에 가깝게 정착하는 시도는 있어야겠다. 언뜻 호박이라는 단어가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부를 호에 벗길 박으로 무당 아닌 굿으로 치켜세우는 일 엄지 척으로 말이다. 라일락의 입관식 날 관 뚜껑을 살짝 열고 난 괜찮아! 그러니까 시적 자아는 배경에서 사장된 거로 인식이 있어야 하지만, 모두 무관심이다. 그러므로 비애와 손을 잡거나 수다가 사라지게 되며 공손 아닌 공손을 이루고 허공에 매달려 유리창을 닦는 자비를 베풀고 있다. 거기다가 소방차에 의지하며 불을 불러오는 행사까지 여기서 소방차는 소방차疎方車로 트일 소에 모 방을 이룬다. 그 안은 구체를 뜻하는 차가 있겠다. 유리창은 대표적으로 마음을 상징하며 이목구비와 공손은 마음의 형태와 혈통을 은유한다. 이러한 모든 행위는 역시 밥에 있다. 생존이다. 향아 벼 화에 가로 왈로 이룬 글자 밥의 향기는 異域萬里까지 퍼진다. 이 모두 두께를 위한 것이며 그러나 조금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먹고는 살아야 하지만 너무 알려져 민망하다면 낯짝도 뜨겁기 때문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527건 3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427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5 12-09
1426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 12-08
1425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5 12-08
열람중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 12-06
1423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12-06
1422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7 12-04
1421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8 12-04
1420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12-03
1419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 12-03
1418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12-02
1417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12-02
1416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0 12-01
1415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12-01
1414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6 12-01
1413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11-30
1412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 11-30
1411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3 11-29
1410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4 11-29
1409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1 11-28
1408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11-28
1407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5 11-27
1406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5 11-27
1405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 11-25
1404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11-25
1403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3 11-24
1402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1 11-24
1401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7 11-23
1400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7 11-23
1399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0 11-23
1398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4 11-22
1397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3 11-22
1396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 11-21
1395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7 11-20
1394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11-20
1393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11-20
1392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 11-19
1391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11-19
1390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 11-18
1389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8 11-18
1388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5 11-18
1387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5 11-17
1386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11-17
1385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1 11-16
1384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1 11-16
1383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 11-15
1382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9 11-15
1381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3 11-14
1380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7 11-14
1379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11-13
1378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7 11-1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