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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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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내가 장미라고 불렀던 것은 =전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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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3회 작성일 25-01-0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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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장미라고 불렀던 것은

=전동균

 

 

    내가 장미라고 불렀던 것은 하이에나의 울부짖음이었다

    내가 나뭇잎이라고 불렀던 것은 외눈박이 천사의 발이었다

    내가 바라고 불렀던 것은 가을 산을 달리는 멧돼지떼, 상처를 꿰매는 바늘

    수심 이천 미터의 장님 물고기였다 내가 사랑이라고, 시라고 불렀던 것은

    항아리에 담긴 바람, 혹은 지저귀는 뼈

    내가 집이라고 불렀던 것은 텅 비었거나 취객들 붐비는 막차

 

    나의 주인은 누구인가, 물으며

    내가 나라고 불렀던 것은

    뭉개진 진흙, 달과 화성과 수성이 일렬로 뜬 밤이었다 은하를 품은 먼지였다 잠자기 전에 빙빙 제자리를 도는 미친 개였다

 

 

    창비시선 375 전동균 시집 우리처럼 낯선 36

 

    얼띤 드립 한 잔

    여기서 장미는 긴 눈썹(長眉)이다. 검정을 상징한다. 하이에나는 시체를 뜯는 동물이라면 그 울부짖음은 시에 근접한 소리겠다. 한 나무의 심장은 나뭇잎이다. 심장처럼 뛰고 심장처럼 뜨거운 것은 마음을 불러오고 그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다. 다스린다는 것은 누가 가르쳤어, 되는 게 아니다. 몸소 깨달아야 한다. 그 길은 늘 외눈박이다. 양 눈을 갖는다는 건 오히려 비정상적이다. 천사의 발, 모든 사건의 시발점은 사소한 언쟁에서 시작하고 그 끝은 무덤으로 끝난다. 내가 바라고 불렀던 것은 다름 아닌 물고기였다. 어에서 어로 가는 어가의 긴 행렬 그것은 가을 산 달리는 멧돼지 떼며 이 못난 하루가 엮은 상처를 꿰맨 바늘에 불과하다. 수심 가득한 하늘 아래 하나의 생리처럼 탄소포집炭素捕執에 불과하다. 오늘도 마구 흔드는 하늘을 항아리에 담고 바람은 또 귀를 후비니까 온전한 뼈마디가 뒤죽박죽 욱신거린다. 이제는 집에 들어가야 할 때, 취객은 다만 취객으로 놓아두고 한 줄로 세워놓은 코스모스 꽃 한 송이를 참하게 꽂아 두어라. 먼지 한 톨 없이 깨끗이 닦아서 소리 가득한 눈에다가 심어 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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