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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묘지 =유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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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7회 작성일 25-02-1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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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묘지

=유용주

 

 

    강가의 돌에 눈이 내리자

    둥근, 둥근 봉분이 태어났다

 

    고봉밥 푸짐한 봉분이 물소리를 듣고 자란다

    돌은 물의 무덤이다

    가장 현묘한 구멍에서 빠져나오는 목탁 소리

    봉분을 휘감고 돈다

 

    밤새 눈이 그치고 안개 향이 피어오르자

    서풍과 강물은 일제히 엎드려 경을 읽는다

 

    억겁 세월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

    강바닥은 너덜너덜해졌다

 

    무덤이 모래알을 슬어 치어로 부화할 때까지

 

    돌은 꽃을 피우고

    벌레 꼬물거리고

    물고기 뼈 새겨넣었다

    돌 속에 새들의 날갯짓 접어 넣었다

    돌 속에 나무의 혈관 흐르게 했다

 

    쉿!

    지금은 동안거

    묵언수행중이다

 

    문학동네시인선 104 유용주 시집 서울은 왜 이렇게 추운 겨 112-113p

 

    얼띤 드립 한 잔

    강가의 돌이었다. 깨어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깬 시점부터 죽을 때까지는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보낸 날도 있었다. 다시 강가에 돌로 돌아와 앉아 흐르는 물을 감상한다. 언제 또다시 깨어날 수 있을까 이리저리 생각하며 물맛만 보고 있다. 모가 난 돌이 깎이고 깎여 동그스름하게 다듬어진다면 깨어날 수 있을까! 여전히 강가에 돌로 장식하고 있겠지, 마지막 돌로 그렇게 시원한 물맛만이라도 끊이지 않고 적실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절차탁마切磋琢磨라 했다. 오로지 동안거 묵언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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