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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지천일 때/ 최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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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67회 작성일 25-09-26 11:43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50927』


을이 지천일 때/ 최명선


처서 지난 새벽

귀뚜라미 울음에 잠이 깼다


내리 수년째

받아 줄 곳이 여기뿐일까 하다가

십자가 꼭대기는 오르기가 가파르고

절 마당은 고요가 짐이 되겠구나


닿을 수 없어 막막한 배후처럼

너무 넓어 머물 곳 없거든

밤에 기대 울든지 내게 기대 울든지

마음 놓고 울어라

일어나 가만히 창을 닫는다


최명선 시집 (우리가 빈 곳이라 부르는 곳 87쪽)

김포신문 2025.09.27. 기고



(시감상)


  요원할 것 같은 가을이 성큼. 며칠 후면 추석. 갈 사람은 가고 남을 사람은 남은 골목, 아파트의 방 한 귀퉁이가 떠오른다. 시인의 말처럼 십자가는 가파르고, 절의 고요는 부담스럽고 그저 혼자 있는 것이 내가 나를 위로하는 방법일 지도 모른다. 가을은 지천이지만 고립도 지천이다. 단풍놀이 한 번 못 가는 사람을 위해 햇살이 저리 반짝이는지 모를. 나를 닮은 귀뚜라미처럼 마음 놓고 한번 울어보고 싶다. 밤이 기대든지, 내가 내게 기대든지. 가을은 참 마술 같은 프리즘을 갖고 있다. 어떤 색이 나올지 모를. 시인의 시 한 편에 울적해지는 것은 시인이라 그런 것인지 사람이라 그런 것인지.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최명선 프로필)


방통대 국문과, 문학세계등단, 시집(환승의 이중 구조) (우리가 빈 곳이라 부르는 곳)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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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명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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