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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수상한 사과 =이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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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5회 작성일 26-04-1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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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사과

=이해존

 

 

    달콤한 것이 오래 멈춰 있어 이상하다 가끔씩 오가는 눈동자는 뒤꿈치를 따라갈 뿐, 사과의 향내가 악취를 가리고도 남다니 이상하다 먼 길을 달렸어도 줄어들지 않는 거리, 나뭇잎이 쌓여간다 바퀴도 모르고 나뭇가지도 모르는 시간, 세상을 이해할 수 없어 통째로 굴러왔다 발목의 먼지를 털어내고 공중의 집으로 숨어든다 지상의 악취가 오르지 못한다 나무껍질에 허벅지가 긁힐 때마다 단단한 근육이 불거진다 나뭇가지 사이로 나무열매가 잡힌다 갈비뼈 같은 천장으로 햇살이 번진다 방 안으로 점점 차오르던 햇살이 부풀어 오른다 터진다 이상하다 나뭇가지가 투명한 허공을 휘젓는다 나무열매가 앞유리에 으깨어진다 차 안으로 풀어진 몸이 보인다 마지막 단내를 풍기며 탐스럽게 썩어간다

 

    이해존 시집, 당신에게 건넨 말이 소문이 되어 돌아왔다(실천문학, 2017)

 

 

    얼띤 드립 한 잔

 

    블랙 커피

    따뜻한 것이 곁에 딱 붙어 오른다 좁은 빨대에 당기는 입술의 감촉은 늘 아팠지만 후련하다 고린내에 담긴 눈동자는 보이지 않는다 맑은 하늘과 눈부신 햇살의 파편들 다만 낯선 향에 낯선 물기 낯선 교감만으로 초점을 잃지 않는다 점점 마른 종이벽 보며 축축 쌓아 가는 탄부의 심장을 도려낸다 때로는 출렁거림도 있었지만 손을 놓지는 않았다 한 번씩 허리를 잡을 땐 항상 깍지를 끼듯 잠시 어리었고 나도 모르게 코피를 흘렸다 박자에 맞춰 발을 옮겨놓고 그러니까 뒤로 물러설 땐 앞으로 밀며 앞으로 밀 때는 안겼지만 품만은 줄이고 싶었다 점점 차오르는 감수에 바닥이 보일 때쯤 진실은 가라앉기만 했다 저기 저 너울을 따야 돼 아니 그만 잊기로 한다 아무것도 없는 방에 쇼스타코비치의 낭만이 흐르고 굳게 닫은 눈매를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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