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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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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4회 작성일 22-05-18 22:10

본문

우묵에

 

 

1.

    우리는 아버지 위주로 생각하고 얘기했다. 근데, 그게 아니었다. 여긴 어머니가 주였다. 그러니까 첫 번째 남자를 만나 다섯을 놓고 두 번째 남자에게서 셋을 낳았다. 마지막 세 번째 남자는 자식이 있는 집안에 들어가 기거했다. 두 번째 남자에게서 낳은 자식의 맏이가 창기다. 창기는 여동생도 있고 남동생도 있었다.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아버지가 그 뒤를 따랐는데 가시기 전까지 창기가 뒷바라지했다. 창기가 엄청 애를 먹었다고 했다.

    오늘 상갓집에서 뵌 고인은 두 번째 남자인 것이다. 가정사가 복잡해서 얼핏 얘기해서 알아듣기가 참 힘들었다.

2.

    우묵에 떡 놓아두었으니 나중에 챙기드세요. 저엉여인가 챙겨줍디다. 그냥 잠시 들렀다가 갑니다. 아 그래, 상갓집에 다녀왔구나? 부주는 좀 많이 하지? 30만 원. 아이구 잘했다. 창기가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노. 참 안됐다. 나도 이제는 끊을 때도 됐는데, 이렇게 질겨서야. 부산에 히인가 팔십여섯이니까 아직도 살았다. 그것보면 나도 갈 때가 됐는데, 팔십서너시먼 갈거야. 삼사수가 나는 안 좋더라고,

    저녁때,

    옆집 양반, 호박에 물을 주더라꼬, 뭐라도 좀 줘야겠더라고, 접시 담은 거 그 한 쪼가리는 사곡때기 주고 또 한 쪼가리는 옆집 양반 좀 주고, 마저 남은 거 한 쪼가리 첩사이 주고 억시 맛있더라 이리저리 갈라무것다.

3.

    사람 운명이 어떻게 될지, 오늘 참 많은 걸 느끼네요. 아는 동생입니다. 구미 상갓집 다녀왔는데 다녀오니까 제 사업체 관리하는 세무 여직원 어머님 돌아가셨다고 연락 옵디다. 그 어머님이 저보다 한 살 많던데. 갑상선 암 선고받고 보험금까지 타 드렸는데 수술 거부하다가 폐까지 전이되어 오늘 아침에서야 죽었다고 연락 오네요. 너무 놀라, 말문이 막힙디다. 세상 삶 순간이구나 하는 생각 듭니다. 광명씨 건강하셔야 합니다.

4.

    해가 거무스름하게 질 때쯤 돌담벽 위에 심은 낮달맞이 꽃이 바람에 살랑거립니다. 꽃이 어찌나 이쁘든지, 잠시 넋 놓고 바라보았네요. 또 얼마쯤 걸었을까, 강변 둘레길 노랗게 핀 들국화도 있고 또 모르는 풀 무더기마다 보랏빛 꽃들도 보이는데 꽃 이름이야 알아 뭐하겠어요. 이쁘면 됐지.

    2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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