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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 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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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569회 작성일 23-02-0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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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 복집


김부회


P형의 주선으로

삼 십여 년 만에 만난 선배와 동기

잠시의 어색함은 이내 사라지고

살아온 이야기와 질곡의 시절이 잘 다듬은 활복이 되어

펄펄 냄비를 끓인다

전철을 타고 오거나

서울 따릉이를 타고 오거나

중형 세단을 타고 오거나, 모두

오가는 길이 다르기에 목적지도 다를 줄 알았는데

도착지는 다 같은 강서 복집

무엇을 했고, 지금 무엇을 하는지는 중요한 것이 아닌

아무개와 아무개로 활짝 웃을 수 있는 지금,

세월에 묻어온 색감은 모두 회색빛

가족과 가장이라는 무게를

등짐처럼 걸머지고 살다 때론 넘어지기도

때론, 양화대교를 흐르는 까만 강물의 유혹에

나를 던지고 싶었던 한때의 좌절도

다 지나간 일

남은 일은, 이제껏 그런 것처럼 살아가는 일

해야 할 일은 다 한 것 같고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사는 일

보태거나 곱하는 셈법은 버리고

빼는 셈법을 공부하는 일

한참을 웃다 헤어지며

- 자주 보자구

몸에 밴 인사를 나누다 문득

강서 복집, 네온사인이 눈에 멈춘다

등이 따듯한 사람들, 어둠이 덩그러니 남아

냄비의 온기를 더듬고 있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고 보니 저도 수년만에 만난 친구들이 각자 다른 교통수단으로 혹 걸어서 서로 같은 곳을 향해
다가가고 만났었어요.
시인님 시를 감상하며 문뜩 그런 일도 나에게도 있었다는 게 동감입니다.
어둠이 덩그러니 남아 "냄비의 온기를 더듬고 있다"  좋네요 ㅎㅎ
좋은 시 따듯한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김부회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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