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바라지 않는다 =이병률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행복을 바라지 않는다 =이병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3회 작성일 26-05-05 12:04

본문

행복을 바라지 않는다

=이병률

 

 

샀는지 얻었는지

남루한 사내가 들고 있던 도시락을

공원 의자 한쪽에 무심히 내려놓고는

가까이 있는 휴지통을 뒤져 신문지를 꺼낸다

신문지를 펴놓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도시락을 엎더니

음식 쏟은 신문지를 잘 접어 보퉁이에 챙기며 저녁 하늘을 올려다본다

행복을 바라지 않겠다는 것일까

 

빨래를 개고 있는지

옷감을 만지고 있는지

그녀는 옷을 쥐고 재봉틀 앞에 앉아 있다

눈이 내리는 창밖을 보는 것 같았다

만지던 옷가지들을 주섬주섬 챙겨 무릎 위에 올려놓고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고는 바늘로 생손가락을 찌른다

십일월 하늘에다 행복을 꿰매겠다는 것일까

 

어느 날 길이 나오듯 사랑이 왔다

어떤 사랑이 떠날 때와는 다르게

아무 소리 내지 않고 피가 돌았다

하나 저울은 사랑을 받치지 못했다

무엇이 묶어야 할 것이고 무엇이 풀어야 할 것인지를 모르며 지반이 약해졌다

새 길을 받고도 가지 못하는 사람처럼

사랑을 절벽에다 힘껏 던졌다

공중에 행복을 매달겠다는 것이었을까

 

    이병률 시집, ​『눈사람 여관(문지, 2013)

 

    가운을 걸치고=鵲巢感想文

    취미는 말할 것도 없고 본업 또한 경제적으로 나에게 위안을 준 적은 없었다. 여태껏 지나온 삶을 생각하면 하루가 고민 아니었던 적 없고 눈 뜬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즐거움보다 고통이 더 많았던 생이었다. 시를 읽으면 시인의 고민이 보이고 그 고민은 나에게도 미치니 내 삶을 한 번 더 보게 된다. 그래 나만 그런 것도 아니었구나! 하며 다시 용기를 얻는다. 시는 모두 세 단락으로 이루었다. 첫 번째 단락은 남루한 사내가 도시락을 신문지에다 엎어버리고 저녁 하늘을 바라보는 장면이다. 생을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남루한 사내는 자를 상징한다. 너절한 글귀 따위가 뭔 대수라고 그렇게 고민했을까! 도시락이란 시어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시인에게는 한 생명을 부여할 수 있는 소재며 밑그림이다. 평생 먹고 살겠다고 손기술 하나 익히는 것도 애타며 고통스럽다. 그 기술 끊을까, 고민해 본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삶은 또 진행형이다. 시 두 번째 단락은 빨래를 개고 있고 옷감을 만지는 여자가 있다. 그러다가도 바늘로 생 손가락 찌르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도 여자는 그녀는 자를 상징한다. 빨래와 옷감 그리고 재봉틀은 그립고도 그리운 나의 일감이자 그 일의 결과물이자 수정과 퇴고의 과정이다. 젓가락 같은 십일월은 너와 나 동등한 처지로 바라보는 이상향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수준에 머문다. 시 세 번째 단락은 사랑이 왔고 그 사랑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으리만큼 생을 북돋지만 하나 저울은 미치지 못한다. 마음은 또 무겁기가 그지없다. 이걸 묶어야 하나 풀어야 하나 아니 또 버리기에는 아깝고 에라 던져버리고 마는 시인, 그 길 절벽이다. 모든 걸 공중에다가 맡겨본다. 이미 떠난 사랑 아니 덤으로 받쳐 들고 올지도 모를 사랑 내 삶은 또 시작이다. 삶은 도전이다. 그래, 저 절벽을 바라보며 뛰어내릴 수 있는 용기야말로 죽음도 불사한 독전이야말로 진정한 삶이 있지 않을까! 그래 인제 그만 읽고, 지나온 곡선을 보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52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31 07-07
50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 20:31
505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 17:16
504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5-12
504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5-12
50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5-12
50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5-12
504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5-11
504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5-11
504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5-10
504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5-10
504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5-10
504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5-10
50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09
50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5-09
50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5-09
503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5-09
50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5-08
503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5-08
503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5-08
50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5-07
50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5-07
503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5-07
50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5-06
502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5-06
502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5-06
50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5-05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5-05
502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5-05
50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5-04
50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5-04
502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5-04
502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5-04
501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5-03
50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5-03
50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5-03
501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5-03
50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5-03
50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5-02
50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5-01
501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5-01
501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5-01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4-2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