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귀가 / 신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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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의 귀가
신용목
관이 이동한다 땅을 덮은 아스팔트를 따라
둥근 바퀴를
달린다
어디에 닿아도 무덤이므로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다 풀잎도 지기 전에
먼저 뿌리를 태운다
어디를 가도
화장터이므로
모든 행성은 천국을 향해 돈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저곳에서 이곳으로
(누구도 태어난 곳에서 죽지
못한다)
나는 버스 안에 있다
이 별에서 왜 우리는 모두 같은 배역을 맡았을까
사각의 관 속에서도 나는 주인이지
못했다
나는 시간의 부장품이다
삶이 녹슬고 있다
-신용목
1974년 경남 거창 출생
서남대학교
국문과 졸업
2000년 《작가세계 》등단
시집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 등
길을 가다 보면 가끔 영구차를 보게 된다. 그러면 숙연해지 마음으로 “그는 지금 어디로 가는 걸까” 생각하게 된다.
죽음의 세계는 먼 듯 해도 발 닿는 곳이 무덤이고 화장터이므로 결국 모든 행성은 천국을 향해 도는 것이라 시인은
말하고 있다. 각자 맡은 배역에 충실하다 귀가하듯 종착역을 향해 흘러가는 삶. 오늘도 시간의 부장품 같은 하루가
녹슬고 있다.(조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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