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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일初冬日 =백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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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26회 작성일 24-10-17 21:30

본문

초동일初冬日

=백 석

 

 

흙담벽에 볕이 따사하니

아이들은 물코를 흘리며 무감자를 먹었다

 

돌덜구에 천상수天上水가 차게

복숭아나무에 시라리타래가 말러갔다

 

 

   정본 백석 시집 문학동네 40p

 

 

   얼띤 드립 한 잔

    무감자는 고구마, 돌덜구는 돌절구다. 천상수天上水는 빗물을 이르며 시에서는 절구 안에 고인 물인 것으로 보인다. 시라리타래는 시래기를 길게 엮은 타래다. 초동일은 겨울 초입을 말한다. 시가 짧지만 시인 백석의 마음을 잘 드러내 보였다. 흙담 벽에 볕이 따사하다. 흙담 벽을 생각하니 아버지가 머무셨던 옛집을 생각게 한다. 돌담 벽이었다. 진흙을 이개며 쌓았는데 지금도 그대로다. 가끔 비가 오면 저 돌담이 무너지지는 않을까 고심한 적도 있었다. 촌집은 사람이 기거하지 않으니 늘 불안하다. 하여튼, 흙담 벽은 시의 고체성을 대변한다. 물론 시골의 풍경은 시에서도 여실히 미친다. 아이들은 물코를 흘리며 무감자를 먹었다. 향수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 있다. 아이는 자를 상징했다면 물코와 무감자는 세상 때 묻지 않은 자연의 순수와 아름다움이다. 돌덜구에 천상수가 차게, 돌덜구가 단단한 고정불변의 세계라면 그 안에 담긴 천상수는 시인에게는 한 모금의 축일 수 있는 생명수와 같다. 복숭아나무에 시라리타래가 말러 갔다. 복숭아나무가 혼을 부르는 주술적인 기능과 숭배의 신성시라면 시라리타래는 한겨울 초입에 한 그릇의 시래깃국에 한 국자 뜰 수 있는 즐거움이겠다.

 

고본=崇烏

매초에 떨어지는 노을에 욕창이 서리고

매복한 군졸들에 마을의 개는 피를 흘렸다

 

성 밖 소나무에는 참새떼가 재잘거리며

허수아비는 자꾸 우쭐대며 춤을 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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