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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내부 =최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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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1회 작성일 24-11-06 21:55

본문

장미의 내부

=최금진

 

 

벌레 먹은 꽃잎 몇장만 남은

절름발이 사내는

충혈된 눈 속에서

쪼그리고 우는 여자를 꺼내놓는다

 

겹겹의 마음을 허벅지처럼 드러내놓고

여자는 가늘게 흔들린다

 

노을은 덜컹거리고

방 안까지 적조가 번진다

 

같이 살자

살다 힘들면 그때 도망가라

 

남자의 텅 빈 눈 속에서

뚝뚝, 꽃잎이 떨어져내린다

 

 

   창비시선 336 최금진 시집 황금을 찾아서 33p

 

 

   얼띤 드립 한 잔

    생각 외로 이 시를 제대로 읽은 사람이 없는 거 같아 감상에 붙인다. 시제 장미의 내부는 글 내용을 은유한다. 장미라고 하면 꽃 이름인 장미薔薇가 아니라 글을 제유한 장미長眉. 긴 눈썹으로 쓰이는 장미長眉라는 글자는 검정을 상징하기에 꽃인 장미로 환치하여 글을 숨긴 것이다. 내부는 안쪽을 말하며 마음을 담은 부위다. 벌레 먹은 꽃잎 몇 장만, 남은 절름발이 사내는 충혈된 눈 속에서 쪼그리고 우는 여자를 꺼내놓는다. 벌레는 어떤 일에 열중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쓰이며 장미가 검정을 상징했다면 꽃잎은 그 일부분이다. 그러니까 애써 살핀 문구나 글귀쯤으로 보는 것이 좋겠다. 절름발이 사내는 온전치 못한 시적 자아를 은유하며 충혈된 눈 속은 애지중지 살핀 독해와 시작 몰입을 볼 수 있겠다. 쪼그리고 우는 여자는 이 글자를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으로 역으로 대치해서 기술해 놓은 것이다. 겹겹의 마음을 허벅지처럼 드러내놓았다. 허벅지는 허벅다리 안쪽 깊은 살로 마음을 놓은 넓은 종이를 제유한다. 여자가 가늘게 흔들린다. 이 자를 지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다. 노을은 덜컹거리고 방 안까지 적조가 번진다. 마음이 오고 가는 현장, 죽음의 직전 단계를 묘사한다. 같이 살자. 내 시 함 되어도, 그러다가 살다 힘들면 그때 도망가라. 누가 읽어 마음을 떼어갈 때까지 그냥 내 시집에 마 있어도, 그렇다. 남자의 텅 빈 눈 속에서 뚝뚝, 꽃잎이 떨어져 내린다. 시가 하나 형성되었고 그 시를 영영 내 시집에 안착한 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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