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의 일요일들 / 하재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팔월의 일요일들 / 하재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7회 작성일 18-12-10 12:11

본문

.

     나하고 상대해서 좋은 점은 여러 가지 치수가 골고루 다 있다는 점 일요일의 나는 당신이 원한다면 날아갈 듯 나비 정장을 입을 수 있지 그대가 원하는 것이 무늬와 무늬가 만나 빚어내는 어지러움이라면, 그 눈, 끝이 보이지 않는 검은 나선형 무늬라면

 

     배추나비는 배추에 앉고 호랑나비는 정처 없다 팔월에는 네 번의 일요일이 있고 한 번의 일요일이 가고 나는 베란다에 무순을 걸어놓고 두 번의 일요일이 오고 무순의 뿌리가 나고 팔월에는 네 번의 일요일

 

     어느 일요일, 티브이에서는 스키마스크를 쓴 남자의 무혈 혁명, 유리창 앞의 의자는 비어 있는 긴 의자 일요일의 나는 빈 의자에 앉지 않는 사람이고 나하고 상대해서 좋은 점은 여러 가지 치수가 골고루 다 있다는 점, 어떤 일요일, 나는 유리창의 햇빛과 얼룩을 남겨둔 채 긴 의자에 앉기도 하고

 

                                                                                                         -팔월의 일요일들, 하재연 詩 全文-

 

     鵲巢感想文

     공자의 말씀이다. 묵이지지默而識之, 학이불염學而不厭, 회인불권誨人不倦, 하유어아재何有於我哉. 묵묵히 외고 배움에 싫증 내지 않고 남을 가르치는데 게을리하지 말 것, 나에게 무엇이 있는가? 아침에 시인의 시를 읽고 나는 너무 편파적이었다는 것을 또 깨달았다. 배움에 또 가르치는 것에 묵묵히 배우고 익히는 것에

     시인은 일요일의 개념을 새롭게 다졌다. 필자는 일요일이 없었다. 부르면 가야 하는 것이 자영업 세계라면 일에 늘 깨어 있었다. 한 번쯤은 세상을 닫고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으련만, 유리창의 햇빛과 얼룩을 남겨둔 채 긴 의자에 앉아서 긴 잠을 취하는 것도 좋으련만,

     여기서 일요일은 어떤 휴식을 떠나 깨어 있지 않는 세계관을 그린다. 언제 열릴지 모르는 동면의 세계와도 같다. 반어적이다. 배추나비는 배추에 앉고 호랑나비는 정처 없다. 배추나비는 편파적인 사고를 호랑나비는 정처가 없으니 아직도 개념 파악도 되지 않았음을 그러니까 인식의 단절이겠다.

     사람이 사람을 찾는 것은 분명 목적이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우리는 꼭 하나의 폭탄처럼 존재한다. 파편처럼 곳곳 그 존재를 뿌렸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일요일처럼 마치 긴 의자에 앉아 긴 잠을 취하는 것은 좋지가 않다. 공자께서는 나이 40을 불혹이라고 했다. 어느 곳에도 미혹되지 않는 나이, 요즘 40을 불혹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묵묵히 외고, 배우는 데 싫어하지 않고, 남을 가르치는데 게을리 하지 말 것. 오늘따라 이 말이 왜 자꾸 되뇌게 되는지 모르겠다.

 

 

     鵲巢

     영안실에 발을 들여놓듯 숲의 몸을 닦았다 다시 세상을 담은 숲이 밑머리를 깎았다 하늘은 맑고 구름 한 점 없었다 나무는 태양을 잃은 듯 벗겨져 있었다 구부린 판자때기가 결국 금이 가고 한때 소실되었던 망치忘置가 구두 한 짝을 던졌다 바퀴는 언덕을 오르고 왼손은 나머지 구두 하나를 들고 있었다 모래 언덕을 지나는 것은 창 닫은 원룸처럼 죽음과 마찬가지, 밤새 세포洗布가 헐었다 옹이의 아랫도리는 까닭 모르게 허공만 자꾸 헤집고, 나무의 그물은 너덜거리다가 후미진 골목에서 길을 잃고 계절은 또 바뀌었다 정말이지 개뿔 같은 사유였다 까다로운 년, 이미 죽은 년을 비문에 싣고 신발로 끌고 갔다 아스팔트가 그렇게 완강할 줄, 누가 알았을까만, 담벼락에 눈을 비비며 어렴풋이 종각을 바라본다 여명이었다 덫은 말없이 빠져나갔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0 07-07
501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26
5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26
50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6
5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4-23
5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3
50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4-22
50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4-21
50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4-21
500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4-18
50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4-17
5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4-16
49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4-16
49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4-15
4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4-11
49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4-11
4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4-10
4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4-10
49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4-10
499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4-10
49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4-09
49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4-09
49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4-08
4988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4-07
498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3-27
498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3-21
498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03-15
498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 03-08
498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3-02
498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 02-20
4981
담배/장승규 댓글+ 2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 02-18
498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2-06
4979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1-30
497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01-23
497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1-16
497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01-09
497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1-02
49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1-02
49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 12-31
497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12-26
49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12-25
497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2-21
49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12-20
4968 조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12-19
49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12-16
49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 12-13
496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12-12
49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12-12
4963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12-05
4962 강경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12-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