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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 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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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87회 작성일 20-02-21 10:48

본문

비 오는 날

이안
 


창가에 놓인 화분 하나가
번쩍, 일어서더니
집 밖으로 뒤뚱뒤뚱
걸어 나갔다

두 번째 화분도
번쩍, 일어서
집 밖으로 뒤뚱뒤뚱
걸어 나갔다

세 번째 화분도
일어서려다 말고
내 쪽을 돌아다보며
한마디 했다

그렇게 보고만 있지 말고
너도 하나 들고
얼른 아빠 따라와!


ㅡ《시산맥》 2019, 겨울호

이 안. 1999년『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목마른 우물의 날들』,『치워라, 꽃!』이 있으며 동시집으로『고양이와 통한 날』,『고양이의 탄생』,『글자동물원』이 있다.
 


[감상]
  너도, 하나 들고, 라고 했으니까, 아마도 가족들이 총 출동했다는 이야기, 보통 부지런한 엄마가 첫 번째 화분이 될 것이고 두 번째 화분은 엄마 힘든 걸 못보는 착한 누나일 가능성이 높다, (자녀가 1남1녀인 가정을 기준으로). 이제 남자 둘 남았다. 휴일 피곤한 아빠도 하는 수 없이 일어서다가 고개를 돌려 미적미적 눈치만 보는 나를 본다. 너도 하나 들고 얼른 아빠 따라와!

참 오랜만에 유쾌한 동시를 읽었다. 통영에도 비가 왔으면 좋겠다. 사무실에 지금, 번쩍 일어서 걸어나가고 싶은 화분 하나가 있다.
 - 이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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