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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g의 진통제/최정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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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64회 작성일 21-02-18 17:44

본문

1mg의 진통제 





최정례







1mg의 진통제를 맞고

잠이 들었다


설산을 헤매었다


설산의 빙벽을 올라야 하는데

극약 처분의 낭떠러지를

기어올라야 하는데


1mg이 너무나 무거웠다

1mg을 안고 

빙벽을 오르기가 힘들었다


그 1mg마저 버리고 싶었다


너무나 무거워

엄마 엄마 엄마

죽고 없는 엄마를 불렀다


텅 빈 설산이 울렸다



- 시집 <빛그물>에서, 2020 -







* 시인이 저번달에 암으로 작고하기 전 마지막 시집이다.

  이 시는 병상에서 써내려간 그 시집의 맨 마지막 시이다.

  오늘 이 시집을 읽다가, 한 장 한 장을 간신히 넘기다가

  마지막 시에 이르러 눈물이 고였다.

  다른 말이 필요 없었다.

  눈물만이 필요했다.

  그리고 눈물을 닦고 또 한번 시를 읽었다.

  이것이 내가 시인에 대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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