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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꾀병/박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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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4회 작성일 21-05-04 22:24

본문

꾀병 





박세미 






곧 아플 겁니다.

슬픔이 오기 전에 아플 거예요.


물에 빠진 개와 눈이 마주쳤을 때

마침 나는 차가워졌고

조금 늦게 감기에 걸렸습니다.


아프고 나면, 정말 아플 겁니다.

스스로를 믿는 힘으로


갑자기 손이 아프면 혼나지 않았습니다.

열이 나지 않아도

따뜻한 손이 이마를 짚어주었는데


온몸이 아픈데

온몸이 그렇게

여기 있습니다.

그대로


다이빙대에 올라

검은 구멍 속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우아한 몸짓으로 뛰어내렸는데

온몸이 이렇게

여기 있습니다.


죽은 개의 얼어붙은 꼬리를

꼭 붙잡고 매달려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속는 힘으로



- 시집 <내가 나일 확률>에서, 2019 -











 * 시인은 건축을 전공하고 현업으로 건축일을 하면서 시를 쓴다.

   아프지 않은데 아프다고 꾀를 부리는 게 꾀병이다.

   아프지 않지만 아픈 것처럼, 아니 아파서 죽겠다는 식으로 하다 보면

   내가 진짜로 아픈 건지 헷갈릴 지경이 되기도 한다.

   시인은 이 지점을 예리하게 포착해선 상징 위에 올려 놓고

   시를 다이빙 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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