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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물의 이름/손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4회 작성일 21-05-20 19:21

본문

물의 이름 





손미






수영을 한다

내가 찔러서 물이 아프다


발전소에서 솟구치는 수증기처럼

나는 나를 밖으로 빼내려 해 보았다

그런 연습만 하는 하루도 있었다


해변에서 맨발로 걸었다

내가 닿아서 네가 아프다


화장실에서 자주 울었다

유령선이 떠내려오고 있었다


땡그랑땡그랑

배수관을 타고 이쪽으로 온다


하루에도 몇 번씩 세수를 한다

얼굴을 가리면서 오는

물의 속을 뒤지면


내가 만져서

물이 아프다


깜빡깜빡 불이 켜진다


몸을 씻을 때

등을 톡톡 치는 물방울

거기 누가 들어 있나


맥박이 뛰어서


두드리며

이름을 불러서


끌려나오는

모든 물이 아프다



- 시집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에서, 2019 -











 * 찌르고, 닿고, 뒤지고, 두드리고, 만지는 행위는 

   상대와의 관계를 위해 우리 몸이 하는 것들이다.

   이러한 작용에 대한 반작용으로,

   경고등처럼 불이 켜지면서 종내 아픔이란 것이 올 때가 있다.

   그것은 실연일 수도 있고, 가족과의 이별일 수도 있고,

   여러 모양의 아픔일 것이다. 그런데,

   과열된 스팀 파이프에서 수증기를 빼내려 하듯,

   나를 아픔의 밖으로 빼내려 노력해 봐도 안 되는 때가 있다.

   아픔이 물의 이름이 되는 순간이다.

   그러나 시는 답을 내놓지 않고 끝을 맺었다. 그건 아마도,

   '아픔을 제대로 아파해야 그 아픔을 이길 수 있다'

   라는 행간을 독자들이 스스로 찾아 읽으라는

   시인의 마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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