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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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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확보/조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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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14회 작성일 21-06-2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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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보 





  조말선





    벼랑처럼 여름이다 식물들은 쑥쑥 위로만 기어오른다 나는 날카로운 칼을 가진다 새삼 해변이 가까이 있었다 해변에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 화면에 비친 그곳은 낯설다 늘 모르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칼날에서 번뜩이는 햇빛이 칼보다 날카로운 게 불만이다 내가 식물성향보다 동물성향이 강한 게 불만이다 덩굴들은 여름에 가장 멀리까지 올라가 있다 나는 늘 땀으로 번들거리며 벼랑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희미한 한 사람이 밧줄 끝에 호의적으로 서 있었다 얼굴은 알아볼 수 없었다 나는 추락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하나 더 확보했다


  - 시집 <재스민 향기는 어두운 두 개의 콧구멍을 지나서 탄생했다>에서, 2012 -










  * 벼랑처럼 여름이 오듯 여름처럼 벼랑은 날카롭다.

    가장 높이 오른다는 건 가장 깊은 바닥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것.

    시는 여름처럼 뜨겁고, 칼날처럼 날카롭다.

    투명한 칼에 얼굴이 비치듯 첨예한 정신이 시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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