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이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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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이기인
벌레는 읽던 페이지를 잃어버렸다
과도로 해부한 사과의 내부를 보고서야
사랑 이야기는 여덟조각으로 흩어졌다
외로운 뺨이 한접시 있다
- 시집 <혼자인 걸 못 견디죠>에서, 2019 -
- 사과에 대한 시는 많다.
그러나 이 시처럼 정곡을 찌르는 시는 많지 않다.
우리는 벌레처럼 사랑을 파 먹고 또 읽으며 산다.
읽다가도 어디에선가 길을 잃는다.
전에는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읽었으나, 그게 어느 페이지인지 기억나지 않을 때도 있다.
사랑은, 접시에 담겨 있는 외로운 뺨을 찾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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